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아민 Jun 20. 2024

퇴원

이걸 쓰는 게 맞나 안맞나싶다

퇴원한지 두 달 정도가 지나고 있다.

병원에서 지냈던 시간들이 가끔 떠오른다. 그땐 참 답답하지도 않고 오히려 좋던 것들이 지금은 불편하기도 하다

퇴원하자마자 센터에 연락해서 도움받고(입원 직전까지도 받았지만) 집 와서는 두 번 정도, 한 달에 한 번 꼴로,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다.

약을 확 줄인 채로 나와서 그랬던 건지 퇴원 첫날엔 잠도 잘 못잤던 거 같다.

아무쪼록 생일은 밖에서 보낼 수 있었다.

-

스트레스를 너무 받는다. 그 이유는 말 할 수 없다.

어릴 적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그 시점 이후로는 받지 않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세상이 좋아져서 더욱 고통스럽다.

어지럽다.

-

퇴원하고 유학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려 했는데 아직 준비가 안된 것도 있고 어떠한 사건도 있었고 해서 학습지로만 독학을 했다. 그러면서 슬슬 알바를 구했다. 입원 전에 하던 과외가 다시 연락와서 그거 하나, 식당 하나, 남는 낮 시간에 하는 알바 하나, 총 세 개를 굴렀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헬스하고 공부 조금 하다가 알바 구르고 알바 구르고 짬내서 자습하고 학원 갔다가 23시에 집에 도착했다.

학원은 일본어 N4에 토플 80 정도로 맞춰놓고 학원 수업을 들었다. 앞서 나온 패턴으로 한 달 좀 넘게 지내니까 정말 죽을 것 같았다. 유복한 집안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공부만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삶은 축복받은 삶이다. ‘우리집이 찢어지게 가난해요. 저 맨날 빨래 못 하고 똑같은 옷 한 달 씩 입어요’는 아니다. 알바 세 개 구르는데 돈 없으면 문제 있는 거지. 근데 ‘나도 내 사정이 있어요’는 맞다.

유학 준비한다고 다 잘 사는 것도 아니다.. 런던에서 공부한 쌤이 자기는 참 거지였다고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한국인 유학생들이 다 그랬다고 한다. 나도 일단 거지같이 준비중이고 가서도 거지 같이 살다가돌아오지 않을 거다.


부의 축적은 거기서부터일 것이다. 내가 구상하는 나의 진로와 삶, 사업은 이곳에서 실행되지 않을 것 같다. 만약 된다고 한다면도 생각해 두긴 했지만.. 상상도 하고 싶지 않다.

참 많은 걸 말하네요.

-

항상 내적 갈등이 있는 것이

내 치부는 약점이 된다와

난 부끄러운 것이 없다

뭐 주변 말들도 그렇고 내가 생각하기도 그렇고

좀 충돌해서 어떻게 할 지 항상 많은 고민을 하고 말한다. 근데 뭐 대부분 말하지 않기를 택하긴 한다. 왜냐면 저거 고민하다가 대화의 흐름이나 뭐 그런게 자연스럽게 바뀌어서..

그래서 이 글도 한 달 고민하다가 쓴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는 나를 실제로 아는 사람들은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겠죠. 이 글이 뭘 말 하고자 하는 지, 뭘 숨기고 싶어 하는 지, 뭘 내심 알아줬으면 하는 지

오히려 날 모르는 사람들이 더 쉽게 판단하고 추측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아무튼 그렇게 지금은 또 다시 무의 상태다.

학원은 녹화본 영상으로 공부하고(안 나간다는 뜻)

알바는 과외 하나

아침에 운동

이건 사실 무라고 할 순 없지. 근데 그렇게 느껴진다. 조급한 삶이다.

뭐 몇 년 버렸으니.. 늦은 건 어쩔 수 없지

자세한 것은 다음에 말해보겠다.

​​​​

작가의 이전글 푸르다, 청년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