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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먼파워 Aug 19. 2024

곁에 있어도 늘 그립다

곁에 있어도 늘 그립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옆에서 잠자고 있는 이 남자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간밤에도 별일 없이 잘 잤구나. 감사한 마음에 한참을 바라보았다. 옆에 있어서 든든한 남자, 같은 공간에서 잠을 자고 식탁을 마주하고 맘껏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바로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 남자다. 이 남자로 인해 꿈꾸었고 사랑했고 세상 전부를 얻었다.

     

 삶이란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어떤 색깔로 배경을 칠하고 그 위에 어떤 그림을 그릴지, 어떤 색을 섞을지는 오직 붓을 쥐고 있는 사람 마음이다. 그 그림이 화려한 예술 작품이 될지, 아니면 어둡고 무거운 흔적으로 남을지는 오로지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때로는 망설임과 두려움으로 색을 선택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붓을 들어야만 우리의 인생은 비로소 색을 입을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그림으로 흰 도화지를 채워나갈 때, 우리만의 이야기가 담긴 걸작으로 완성될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 모든 과정은 우리 삶의 그림을 더 아름답게 채워나가는 색이 될 것이다.      


 박완서 작가는 인생이 살만한 것은 정답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정답을 모르고 살아왔다, 정답이 무엇인지 궁금해하지도 않았고 정답을 찾으려고 애쓰지도 않았다. 그냥 서로를 바라보며 고봉밥처럼 듬뿍 사랑을 담아 주었다. 그 사랑이 거름이 되어 우리가 그린 그림에 따스한 햇살을 비추고 행복이라는 꽃을 만발하게 하였다.     


 연애 6년, 결혼 후 35년을 함께 하며 쌓아온 우리 부부의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 놓으려고 한다. 소중해서 가슴 깊이 간직했던 그 이야기들, 40년간 한 번도 싸우지 않은 우리의 이야기를 용기 내어 나누고자 한다. 이 과정은 고뇌의 시간이 될 것이고 나를 담금질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우리의 작은 우주 안에서 그는 여전히 태양처럼 빛날 것이며, 아침이면 따스한 햇살이 되어 나를 감싸줄 것이다. 글이 막혀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할 때 산책하자며 손을 내밀어 줄 사람, 그 사람이 있어 오늘도 행복하다.

      

 화려하지 않은 일상 속에서 빛나는 순간들을 만들어낸 우리, 앞으로도 싸우지 않고 사랑하며 여전히 닭살부부로 살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이, 우리의 이야기가 세상에 나와 많은 이들에게 작은 위로와 행복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나에게는 소중한 행복임을 알기에 이 행복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 우리의 작은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사랑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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