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다는 건 뭘까?

by 한희정

몇 년 전 학습지 교사를 하면서 1년 동안 지국탑을 3번 했다.

지국탑 <사업국탑 <전국탑 이렇게 월말 시상을 한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학습지 교사는 교육직이라기보다 교육상품을 파는 영업직이라고 생각한다.

수학, 국어, 영어, 과학 등 교육상품을 아이들의 능력에 맞춰 제공해 주는 업무가 주라고 생각한다.

물론 과목별로 지도할 수 있는 능력까지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티칭이 주 업무는 아니다.



월초면 실적 계획표를 제출해야 하고, 월말이 되면 시상을 하는 것이다.

눈치 싸움이 벌어진단다.

어느 지국에서 탑이 나올지,

어느 사업국에서 탑이 나올지,

마감 시간까지 모니터를 쳐다보면서 수치를 보고 또 본다.

그러다 무리하게 실적을 미리 당겨서 입력해서 순위가 한순간에 바뀌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게 무리하게, 정직하지 않게 1등을 하는 것이 나에게는 의미가 없었기에

진짜 실적으로만 지국탑을 3번 한 것이다.

단지 1등을 하기 위해서 미리 실적을 넣는 행위로 인해 묵묵히 한 달 동안 정직하게 달려온 교사들 실적들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는 것이 허다했다.


이곳에서 나의 정직함은 환영받지 못했다.

혼자 고지식하게 협조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은 생각보다 견디기 힘들었다.

확실하지도 않은 실적을 미리 당겨 입력하고 나면 그 뒷감당은 모두 교사의 책임이었다.

과정은 무시한 채 결과에만 치중하는 듯한 회사에서 나는, 정직함을 선택한 바보 같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결국, 1년 후 슬럼프가 오고 코로나가 터지면서 나의 실적은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정직함을 고수하고 편법에 타협하지는 않았지만, 그 여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4년을 버티다가 퇴사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강조하는 것 중,

첫 번째로 꼽는 것이 ‘거짓말하지 않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직함을 강조한다.

나는 내 아이들이나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해서 상대는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자신은 속일 수 없으므로 스스로 부끄러운 일을 하지 말라고 말해준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반드시 과정이 있기 마련이다.

결과가 좋다고 과정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

과정은 내가 선택하고 조절할 수 있는 나의 영역이지만, 결과는 나의 영역이 아니다.


정직함이 당장 물질적인 이익을 주지 못할지라도 내 마음을 지켜줄 갑옷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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