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는 면마다 다른 표식이 새겨져 있지
던지지 않음 어떤 게 나올지 모르지만
시각적인 표식이 되어있어 확률적으로 어떤 게 나오게 될까 생각하게 돼
하지만 사람은 시각적으로 보이는 게 있어도 내면에 있는 생각과 행동은 알 수 없지
무섭고도 때론 두려운 게 이런 거일까
다 안다고 생각했을 때 나의 두려움을 건드려버리는 순간 모든 것이 꼬이는 내가 너무 급히 생각한 걸까
자꾸만 내 마음의 표면에 금이 가게 만드는 순간이
너무나도 저릿하고 피를 머금은 것 마냥 비릿하다
우리는 이 북극의 크레바스 같은 넓디넓은 틈을 같이 손 잡고 건널 수 있을까
나 혼자 결국 그 광활한 틈에 빠져 허우적이게 되면, 난 악착같이 절벽을 기어올라 싸늘한 바람을 맞더라도 차디찬 눈으로 내 애끓었던 얼굴을 비비며 허탈한 숨을 내뱉겠지.
때론 단순한 게 좋을 수도 그렇지만 이토록 사랑하면 단순해지는 순간이 아마 모든 게 허망해지는 순간이겠지
스스로 관조하며 버티는 나를 넌 알까
몰라도 좋으니 비릿한 감정을 삼키게 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