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멀끔 Jul 26. 2024

은수저를 위한 격문 2 : 은수저의 고뇌

은수저의 고뇌

제군들,


그대들은 성실하고 가정적인 부모님을 만나 아주 호사스러운 삶은 아닐지언정, 큰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그저 묵묵하고 착실하게 그대들의 삶을 뚜벅뚜벅 걸어왔을 것이다.


그 와중에 누구  않은 모진 시련도 겪었을 것이며 어떻게든 그것을 뚫고 지금 그 자리까지 최선을 다해 돌파해 온 것을 누구보다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치하한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 같은 밍밍한 인생에는 관심이 없다.


사회는,


얼마 크지도 않은 우리의 주머니를 탓하며 모든 금전적 복지, 혜택에서 철저히 그대들을 소외시켰고,


반대로 세금 징수 때는 그나마 남은 것도 더 털어서 그대들의 평범함에서 약간의 우위에 있음을 빌미로 마음 놓고 노블리스오블리제를 강요  것이다.


한편,

금수저들에게는 현금만 있으면 가질 수 있는 눈에 빤히 보이는 투자처들을 제공하지만, 이 역시도 우리 은수저들이 따라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분명한 결계가 쳐져 있어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어디 그뿐인가.


옆에 있으면 뭔가라도 떨어질 것 같은 금수저의 온화한 여유와 베풂까지는 기대하지 말라하면,


그럼 왜 빚에 쫓겨 이사를 가보지 않았는지, 노가다로 대학등록금을 벌어 메꾸지 않았는지, 왜 가난한 부모 아래에서 고군분투를 하며 오로지 자수성가를 통해서 오늘 그 자리에 서있지 않은지 질책 았을 것이다.


흙수저들이 시종일관 얼마나 자기 부모들이 가난했는가, 그 때문에 얼마나 자기들이 고생을 했고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는가


- 사실 많은 경우 어떻게든 지원은 받을 만큼 받긴 했으나 본인들이 놀고 싶어서 자청하여 고생길로 들어서 놓고 부모탓, 가정 탓을 무용담에 녹아내는 경우도 허다하지만 -


를 시종일관 홍보하고 있을 때, 


부모의 어느 정도 무난한 지원을 기반으로 외관적으로도 무난한 인생을 살아왔을 거라 남들에게 비추어지는 제군들 보라.


그대들의 혼신 힘을 다했던 노력과 좌절, 드라마는 한 사치와 너스레 정도로 밖에 매겨 주지 않는다.


사회제도가 대놓고 챙겨주기도, 그렇다고 그들만의 리그 그림자 안에서 특혜를 주기도,

 

스스로가 돈 자랑 하기도, 그렇다고

고생 코스프레를 하기도 좀 그런,


이래저래 큰 실속 없이 끼인  것. 그것이 제군들의 숙명이자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제인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제군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서 말하고 싶다.


우리가 지금까지 그런 사회에 대해 누구보다도 얼마나 큰 공헌을 해왔는지,


한편으로는 우리가 처한 환경에 깊숙이 파묻혀 있는 보석 같은 강점을 자각하고 살린다면, 


대들이 얼마나 축복 받은 에 서 있을 수 있는지를 자신 있게 역설해보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