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을 했다

운수 좋은 날(2)

by 사투리감별사

조문을 다녀왔다.

그제도 모친상, 오늘도 모친상.

그제는 충청도, 오늘은 강서구.

운전을 오래 했더니 허리가 굳었다.


부의봉투 대신 카카오페이. 참 편하다.

육개장만 먹다가 북엇국이 새롭다.

부의금 몇만 원은 괜찮은데,

주차비 몇백 원은 왜 그리 아까운지.


보름 만에 서둘러 떠나신 분.

요양원에서 오랫동안 작별 하신 분.

나를 맞이한 상주는 모두 막내아들이구나.

고인이 얼마나 예뻐하셨을까.


꼬마 아이가 운동장에서 뛰어놀았다.

엄마가 근무하는 여학교 운동장이었다.

배가 아팠다.

응가를 눴는데 어떻게 닦는지 모르겠다.


우리 엄마가 ooo 선생님이라고 했다.

누군가 엄마가 수업하는 교실로 데려가줬다


엄마는 나를 때렸다.

양 뺨을 세게 여러 번 때렸다.

고등학생 누나들이 수업 중인 교실 뒤편이었다.


집에서 봤던 엄마가 아니었다.

놀랐고 창피했다.

울면서 집에 왔다.


이건 기억일까 상상일까.

툭하면 떠오르는 장면인데 도대체 모르겠다.

누구 아는 사람 없을까.


어머니가 이집트 여행이 즐거우신가 보다.

아스완, 룩소르를 거쳐 알렉산드리아로 가신단다.

형제에게 사랑한다는 톡도 남기셨다.

어머니는 몇 년을 더 사시려나.


20여 년 전 상주를 해보고 20여 년째 조문객이다.

잠도 편히 잤고 슬퍼할 일도 없다.

오늘은 참 운수 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