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을 통해 본 또 다른 한국
나는 한국 남자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남성이라는 성별에 대해 지원을 받거나 도움이 필요한 경우를 느끼지 못했다.
실제로 필요하지도 않았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칠법한 간판이 그날따라 눈에 들어왔다.
'여성 인력 개발 센터'였다.
인력 개발? 요즘 사회에 그런 게 필요한가? 다 대학 나오고 원하는 직업 찾을 수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다가도 왜 여성인력개발센터만 있지라는 물음으로 끝났다.
거창한 걸 이야기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게 아니다.
뭔가 기분이 오묘해서 이 기분을 기억하기 위해 쓰고 있다.
나의 성별이 전국에 인력개발센터라는 간판을 달면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회에 살아가면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 보니 왠지 모르게 우울해졌다.
나 혼자 아무리 잘났어도 사회 수준과 평균이 그보다 밑이면 무슨 소용인가...
여성인력개발센터의 간판을 통해 한국 사회의 다른 면을 들여다본 것 같다.
다양한 지표로는 대한민국이 치안 순위도 높고 성차별 지수도 낮다고 하지만
내가 봤을 때 그건 남자가 통계 낸 것이 분명하다.
적어도 남성인력개발센터는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