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연애 시즌3은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였다.
우리 학교는 남고였고 학생 수도 정말 많은 큰 학교였다.
가장 인기 많은 장소는 매점이었는데,
그 장소에서 나는 잊히지 않는 장면이 있다.
한 남학생이 다른 남학생에게 고백을 한 것이다.
금세 매점 안은 소란스러워졌고 난리가 났다.
남고의 특성상 고백을 한 학생은 강자들의 먹잇감이 되었다.
고백을 받은 학생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당시 나도 옆에 있었지만 굉장히 당혹스럽고
분위기에 휩쓸려 고백을 한 학생이 '게이'라며 반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
나도 먹잇감이 되기 싫었나 보다.
난 그 애와 다르다는 걸 애써 티 냈다.
그 후로 고백을 한 남학생은 전학을 가고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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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후로 게이를 혐오했다.
당장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혐오했다.
이유는 없었다.
남의 연애라는 예능프로가 있다.
남자들끼리 모여서 사랑을 찾는 흔하지만 흔하지 않은 연애프로그램이다.
시즌3가 이번에 시작했는데
시즌1, 시즌2를 볼 때도 나는 욕을 하며 봤다.
(보기는 끝까지 봤다 ㅋㅋ)
근데 페미니즘과 관련된 책도 읽고 공부도 하면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들도 우리의 사회 구성원이고
차별과 혐오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나이 서른에 참 빨리도 깨달았다.
지금 남의 연애 시즌3을 보고 있는데
솔직히 아직 적응은 잘 안 되지만
그들의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
지극히도 평범하게, 남들과 같이
마음 맞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서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사회적 약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못하는 게 있으면
그게 사회적 약자라고 한다.
성소수자 역시 너무나 당연한 권리인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 있어서 할 수 있는 것보다
못하는 게 더 많은 것 같다.
그리고 그 원인은 사회적 시선이 크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서 이성애자 남성으로 살아가면서
정말 이기적으로 살아왔다.
오늘도 반성하며 그들을 마음속으로 응원한다!
그리고 내 고등학교 친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