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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라는

가을이라는

by Unikim

가을이라는 1


유니


가을이라는 이롬은

세상이 가장 다정해지는 순간이다

햇살은 부드럽고, 바람은 익은 곡식처럼 고요하다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아가듯

마음도 서서히 단단해진다

삶도 결국, 익어가는 일임을

나는 가을에게서 배운다


가을이라는 이름에는

그리움이 묻어 있다

불러보면 마음이 저릿하고

낙엽의 그림자 속에서

지나온 시간이 고개를 든다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나는 오래된 나를 다시 만난다


가을이라는 이룸은

끝이 아니라 완성이다

기다림이 결실이 되는 시간

모든 인내가 의미를 맺는 계절

가을은 그렇게 나를 익히고

나는 그 속에서 비로소 이루어진다


가을이라는 2


유니


가을이라는 이롬

햇살은 곱고, 바람은 익는다

들판의 숨결이 고요해서

하루가 천천히 웃는다


가을이라는 이름

부르면 마음이 젖는다

낙엽의 그림자에 내가 있고

그리움의 끝에 네가 있다


가을이라는 이룸

끝내 익은 시간의 결실이여

모든 시작이 닿는 자리에서

세상은 조용히 완성된다


가을은 말없이 익고,

익은 마음이 세상을 이룬다



가을이라는 3


유니


가을이라는 이롬

햇살이 이롭고

바람이 고요하다


가을이라는 이름

불러보면

그리움이 들린다


가을이라는 이룸

익은 마음 하나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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