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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희경 Aug 14. 2024

1년동안 준비했던 박람회 당일, 기계가 고장났다.

중요한 건, 편안한 신발이라는 본질

베를린의 한밤중, 고장난 박람회 부스에서 찾은 해답

베를린에서 열린 신발 박람회, 그날은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우리는 수개월 동안 준비한 제품들을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중요한 자리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기술적 문제가 우리의 큰 계획을 무너뜨렸다. 전시 부스를 설치하던 중, 갑자기 주요 전자 장비가 고장 나기 시작한 것이다.

협업 중인 글로벌 풋스캐너

박람회 개막을 불과 몇 시간 앞둔 새벽, 나는 부스에서 혼자 고장 난 장비를 붙잡고 있었다. 팀원들은 이미 지쳐 쓰러졌고, 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짓눌려 있었다. 조명이 깜빡거리며 불안정하게 켜지고, 디스플레이가 멈춰버리자, 그 순간 내 머릿속은 하얗게 변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왜 하필 지금?” 나는 혼잣말을 하며 상황을 이해하려 애썼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되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아마추어적인 실수가 아니었다.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나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그 순간, 나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베를린에서의 첫 도전이자 중요한 기회를 날려버릴 위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는 이 문제가 단순한 기술적 문제 이상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 상황은 나와 워킹마스터의 진정한 실력을 시험하는 기회였다.


고장난 부스와의 대화

나는 고장 난 장비를 내려놓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베를린에서의 도전은 시작도 전에 끝날 것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그 이후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 우리는 더 큰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 분간의 침묵 끝에 나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을 시도하기로 결심했다. 박람회장 밖으로 나가, 근처에 있는 24시간 편의점을 찾아갔다. 거기서 나는 휴대용 배터리와 몇 가지 도구를 샀다. 기술적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었지만, 최소한 부스를 임시로 작동시킬 방법을 찾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나는 나 자신에게 질문했다. “이 모든 상황이 나에게 무엇을 말해주는 걸까?”


돌아와서, 나는 남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장비가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더라도, 제품 자체가 모든 것을 말해줄 수 있도록 부스를 재구성했다. 주요 기능을 강조하는 대신, 우리의 신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만들었다. 고객들이 직접 신어보고 그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건 예상 밖의 해결책이었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


예상치 못한 반전

박람회가 시작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많은 바이어들이 처음에는 부스의 기술적 결함에 실망하는 듯했지만, 오히려 신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그들은 “이 신발 정말 편안하네요,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죠?”라며 질문을 던졌다.


이 예상치 못한 성공은 나를 놀라게 했다. 기술적인 장치 없이도 제품 자체가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순간이었다. 우리는 기술적 문제를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문제 덕분에 제품의 본질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상상 이상으로 좋았다.


베를린에서 얻은 교훈

그날 밤, 박람회가 끝난 후 나는 베를린의 거리를 다시 걸었다. 이번에는 고독감이 아니라, 큰 성취감과 함께였다. 실패가 눈앞에 닥쳤을 때, 나는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고, 그 결과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두었다.


베를린에서의 그날 밤, 고장난 박람회 부스는 나에게 중요한 교훈을 안겨주었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예기치 못한 일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순간에 중요한 것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아니라, 그 문제를 통해 어떻게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가였다.


워킹마스터의 성공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그것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 덕분이었다. 베를린에서의 경험은 우리에게 진정한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앞으로 어떤 도전이 닥쳐도 우리는 그날의 교훈을 잊지 않을 것이다.






40년 신발 장인과 아디다스 코리아 1대 지사장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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