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담당자인 회사의 팀장 시선에서 보는 사회 초년생들의 이력서
많은 20대 사회초년생들이(심지어는 경력자도) 본인들이 지원하는 회사에 지원할 때 이력서를 어떻게 만들고 써야 합격률을 높일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한 회사의 팀장으로서 수십 수백 개의 이력서와 면접을 직접 봐오며 깨달은 점, 아쉬운 점, 말해주고 싶은 점을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려는 ‘신입’을 기준으로, 이곳에 글로써 적어보려 한다. 물론 나의 의견이 정답이 될 수 없다. 하지만 말해주고 싶은 건(내가 자주 사용하는 말인데) ‘정답은 없어도 정석은 분명히 있다’이다. 자 시작해 보자.
채용 담당자들이 이력서를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건 너무나 당연하게도 첨부된 ‘사진’ 즉 얼굴이다. 근데 많은 이력서를 보다 보면 생각보다 자신의 얼굴이 나오는 이력서 사진에 신경을 안 쓰는 사람들이 꽤 많다. 다른 사람을 처음 만날 때 사람은 본능적으로 그 사람의 외모를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하게 된다. 채용 담당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이 본능을 거스를 수 없는데, 몇몇 사람들을 보면 ‘아, 이 회사의 채용 담당자는 나의 외모보다는 나의 객관적인 경력과 자기소개서, 지원동기 등 포부를 보고 나를 평가해 줄 거야’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옛날에는 모르겠다만, 요즘은 MZ세대의 그 특유한 마인드 때문인지 꽤나 기이한 사진들을 몇 개 발견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친구끼리 놀러 갔다가 친구가 찍어준 듯한 사진을 첨부한다거나 후줄근한(누가 봐도) 반팔티를 입은 듯한 사진, 본인들 생각에 ‘힙하다’고 생각되는 표정을 지은 셀카로 찍은 듯한 사진 등 별의별 이력서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는 첨부된 사진이 없는 이력서도 어쩌다가 한 번씩 보는데 참 난감하다.
자, 여기서 첫 번째 메시지를 하나 말해주고 싶다. ‘깔끔하고 정갈한 사진은 기본이다.’ 여기서 내가 ‘기본’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그 이유는 말 그대로 이게 당연하게도 행해져야 하는 불문율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즉, 깔끔하고 정갈한 사진을 본인 이력서에 첨부한다고 해서 이렇다 할 합격률 상승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이런 간단한 기본조차 안 되어 있으면 불합격인 것이다.
이 글을 보는 사람인 당신은 이쯤에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아니 이런 당연한 걸 안 하는 사람이 있다고?’ 혹은 ‘이런 걸 말해주려고 글을 쓴다고?’ 이렇게 말이다. 이해한다. 하지만 알아야 할 건, 이 세상은 정말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고 내가 말한 그런 사람들은 그 비율이 어떻든 반드시 존재한다.
그러니 이력서의 첨부된 본인의 사진은 반드시 깔끔하고 정갈한 사진으로 지원하는 회사에 좋은 인상을 줘야 한다.
좀 더 솔직해져 보겠다. 잘생기고 예쁜 외모는 합격률을 높인다. 외모지상주의는 잘못됐지만 이 세상이 외모를 기반으로 많은 걸 평가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 또한 잘못됐다. 발전과 개선은 직시와 인정으로부터 시작된다. 예를 들어보자. 채용 공고 플랫폼에서 채용 담당자는 지원자 목록을 볼 것이다. 지원서를 보기 전에 간단한 요약 정보와 우측(또는 좌측)에 첨부된 사진이 있는 목록들이 나열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될 텐데, 과연 채용 담당자가 이 수많은 목록들을 하나하나 열어서 볼까? 당신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래야만 하는 거 아닌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옳고 그름을 떠나 실태를 보고 얘기하자는 것이다. 아마 많은 채용 담당자들이 지원서를 하나하나 모두 열어보지 않을 것이다.
왜 그럴까? 목록에서 나와있는 간단한 요약 정보와 첨부된 사진을 보고 ‘이 지원자는 열어볼 가치도 없군’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 이유가 간단한 요약 정보가 될 수도 있지만 첨부된 사진일 수도 있다. 물론, 누가 봐도 깔끔하고 정갈한 사진인데 단순히 외모가 출중하지 못하다는 이유만으로 열람조차 안 하는 채용 담당자는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클릭률’을 말하는 것이다. 마케팅 업계에서 흔히 쓰는 용어인데 CTR(Click-Through Rate)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마케팅 업계에서는 광고 캠페인을 발행할 때 광고가 발행된 노출 수 대비 사용자 클릭 수(클릭수 ÷ 노출수)를 말하는데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지원서를 클릭할 확률’ 정도로 간단히 해석해도 좋다.
만약 지원자 목록 페이지에서 서로 다른 사진을 첨부했지만 간단한 요약 정보는 같은 지원자가 위아래로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여기서 채용 담당자는 어떤 지원자를 클릭할 확률(또는 먼저 클릭할 확률)이 높을까? 잘생겼거나 이쁜 사람을 클릭할 확률이 더 높다. 그게 사람의 본능이고 기본 심리인 것이다. (이 부분에서 굳이 통계 자료나 근거 자료를 가져오진 않겠다. 인터넷에 검색하거나 책을 보거나 조사하면 아주 쉽게 알 수 있다.) 또, 채용 담당자가 남자라고 가정하고 지원자가 모두 여자라고 한다면 아마 그 기본 심리는 더욱 크게 작용할 것이다. 심지어는 나열된 순서도 미미하지만 합격률에 영향을 끼친다. 페이지 맨 아래 있는 지원자보다는 페이지 맨 위에 있는 첫 번째 지원자를 클릭할 확률이 높은데 이 두 명의 지원자가 이력서도 비슷하고 첨부된 사진의 외모도 비슷하다면 첫 번째 지원자를 채용할 확률이 높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처음에 마음에 든 것을 다른 것으로 바꾸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 그럼 여기서 내가 당신들에게 ‘잘생기거나 이쁘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으니 지원하지 마세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걸까? 결코 아니다. 타고난 외모는 바꿀 수 없다.(성형은 논외로 친다.) 하지만 ‘인상’은 바꿀 수도 있다. 지원자는 첫 대면(여기에서는 인터넷에서의 첫 대면)에서 채용담당자에게 좋은 인상을 줘야 되는데 어떻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까? 바로 ‘미소’이다. 너무 간단한가? 앞서 한 회사의 지원하는 지원자들의 다소 아쉬운 이력서의 예시를 들었는데, 거기에서 언급하지 않은 게 있다. 바로 그 간단한 미소조차 짓지 않고 무표정한 사진을 첨부한 사람이다. 깔끔하고 정갈한 사진이지만 종종 무표정인 사진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데 미소를 띤 사진과 그렇지 않은 사진은 실로 어마어마한 차이를 낳는다.
자기 계발서의 기본 교과서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에 초반 부분을 보면 사람을 대할 때 기본적으로 미소가 중요하다고 우리에게 말한다.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 한 부분을 인용하자면
찰스 슈왑은 자신의 미소가 100만 달러짜리라고 말했다. 아마 그는 표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리라. “미소는 나는 당신을 좋아해요.” “당신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줍니다.” 하고 말하는 것과 같다. 강아지가 사랑받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우리를 보면 무척 반가워하며 깡충깡충 뛰는 모습에 자연히 우리도 반가운 마음이 들게 되는 것이다. 아기가 짓는 미소에도 이와 같은 효과가 있다”
라고 얘기한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게 되어있다. 상대방이 웃으면 나도 웃게 된다. 예쁜 미소를 가진 지원자의 사진을 보면 표정은 바뀌지 않을지언정 마음속에는 작게나마 웃음꽃이 필 것임에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니 예쁜 미소를 지은 당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깔끔하고 정갈하게 하여 당신의 소중한 이력서에 첨부하라.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당신의 합격률 차이는 이미 비교할 바가 아니게 될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경력자가 아닌 신입을 기준으로 간략하게 내가 그동안 적어도 수백 개의 이력서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종종 볼 수 있는 아쉽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을 언급하려 한다. 자, 당신이 신입이라 해보자. 신입이니 당연히 당신이 지원할 회사와 관련된 경력이 없을 것이다. 그럼 경력사항에는 어떤 걸 쓸 수 있을까? 대학교에서 관련된 전공을 다녔다면 동아리 활동부터 시작해서 각종 대외활동 등을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다음으로는 쓰는 게 대부분 아르바이트 경험이다. 근데 아르바이트 경험이 당신이 지원할 회사와 관련되어 있을 확률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건 당신이 알고 채용 담당자도 안다. 아르바이트의 종류라 해봤자 대부분은 음식점일 것이고 음식점이 아니라고 해도 회사에 어필할 수 있는 변별력 있는 아르바이트 경험을 갖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 이런 사실들을 이미 알고 있는 채용 담당자는 경력사항에 대해서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게 될까?
바로 ‘이 사람이 한 곳에서 얼마나 꾸준히 일했는가’이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자. 여기 3개월짜리 일을 5개 한 사람과 1년짜리 일을 한 개만 한 사람이 있다. 채용 담당자는 누구를 뽑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이 되는가? 첫 번째 사람이 총 1년 3개월에 경력을 가졌음에도 일의 종류나 특수성 또는 다른 자그마한 변수들이 결과를 뒤집을 정도가 아니라면 아마 대부분 1년짜리 일을 한 개만 한 사람을 뽑을 것이다. 왜 그럴까?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한 사람이 이 회사에서도 꾸준히 일을 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이 되기 때문이다. 채용 담당자들은 당신들의 진면목을 아직 모른다. 사실 3개월짜리 일을 5개 한 사람이 1년짜리 일을 한 사람보다 더 인내심이 있고 성실할 수도 있다. 근데 과연 채용 담당자가 짧은 텍스트 몇 개의 인터넷 쪼가리를 보면서 당신의 속사정을 생각해 보려고 노력할까?
그러니 아르바이트 경력을 이력서에 넣을 때에는 너무 단기간으로 근로한 경험은 오히려 넣지 않는 게 좋을 수도 있다. 간혹 가다 본인이 많은 일을 해봤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일주일, 1개월, 심지어는 1일짜리 경력들을 다수 넣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건 채용 담당자로 하여금 ‘이 사람이 많은 경험을 가졌구나!’라는 어필보다는 ‘이 사람은 인내심이 부족해서 쉽게 그만두는 경향이 있구나’라고 인식될 확률이 더 높다.
앞서 말한 이유를 포함해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신입이든 경력이든 회사가 한 곳에서 오래 일을 한 사람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뭘까? 바로 ‘비용’이다. 즉 돈 때문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게 제1대 원칙인 회사라는 조직에서 매출 즉, 벌어들이는 돈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나가는 비용’이다. 나가는 비용을 줄이면 줄인 만큼 매출을 내는 것과 똑같다. 나가는 비용을 100만 원 줄이면 회사는 100만 원을 더 버는 것과 같다는 의미이다.
당신이 지원한 회사에 합격하여 처음으로 출근하였다고 해보자. 회사 입장에서 당신은 뭘까? 나가야 할 비용이다. 물론 추후에 더 큰 매출을 위해 추가 인력을 채용한 것은 맞지만 당장 보자면 당신은 회사 입장에서 ‘나가는 비용’인 것이다. 왜 그럴까? 경력직도 다른 회사에 이직하면 인수인계를 받거나 그 회사에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 ‘적응 기간’이 필요한데 하물며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인 당신은 그 적응 기간이 꽤나 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 적응은 혼자 하는 게 아니다. 당신을 이 회사의 시스템에 자연스럽게 녹이기 위해 사수 즉, 교육자라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그럼 회사 입장에서는 교육자가 당신을 교육할 동안에는 이 교육자로부터 받을 수 있는 이익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당신의 급여, 당신의 장비(PC 등), 복리후생에 쓰이는 회사의 자원들 등 이 모든 것이 비용이고 ‘나가는 돈’이다. 즉, 회사는 이 모든 비용들을 당장의 손해로써 당신에게 ‘투자’하는 것이다.
자, 이제 당신은 모든 교육이 끝나고 1인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이 회사에 적응을 했다고 해보자. 회사는 이제 당신으로부터 투자에 대한 보상을 조금씩 받고자 한다. 많이도 아니다. 조금씩 장기적으로 손해를 메꾸고 더 나아가서는 이득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주식에 빗대어 표현하자면 여기서는 오히려 회사가 개인이 되고 당신이 기업이 된다. 회사라는 개인이 당신이란 기업에 투자를 했고 주가가 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당신이 회사에 적응하는 시기 즈음에 당신이 덜컥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당신이란 기업은 상장 폐지가 된 것과 같고 회사라는 개인의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투자한 돈은 모두 종이 쪼가리가 되어버린 것과 같다.
즉, 회사는 당신이 이 회사에 오래 다니길 바란다. 회사는 당신이 회사에 오래 다녀서 당신으로부터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고 나아가서는 이득을 보고 싶어 한다. 그러니 회사는 신입인 당신이 얼마나 오래 다닐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이 사람이 아르바이트를 함에 있어서 한 곳에서 얼마나 오래 일 했는가?’에 기인하여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너무 짧은 단기간 근로 경력은 애초에 넣지 않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오래 다녔던 아르바이트 경력만을 넣어, 당신이 꽤나 성실한 사람임을 어필하는 것이 좋다. 사견을 말해보자면 실제로 면접을 보았을 때, 긴 경력을 한두 개 넣은 지원자가 너무 짧은 단기간 근로 경력을 많이 넣은 근로자보다 면접 이후에 기억이 남을 확률이 높다.(물론 좋은 의미로)
이 주제가 아마 본문의 메인이 될 것이고 내가 가장 길게, 그리고 심도 있게 쓰게 될 부분이다. 여기선 개인적인 의견이 다른 부분보다 더 들어갈 수 있는데 앞서 말했지만 내 말이 정답은 아니다. 그러니 당신이 내 글을 보고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필요한 부분만 가져가고 필요 없는 부분은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면 될 것이다.
자기소개서는 말 그대로 자기를 소개하는 글이다. 그럼 자기소개는 누가 할 수 있을까? 아니 이렇게 묻겠다. 본인의 소개를 본인보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당연히 없다. 본인은 본인이 제일 잘 안다. 그런데 본인의 소개를 남에게 쓰게 하는가?(만약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면) 내 주변에도 간혹 그곳이 회사든 어디든 지원서를 넣을 때, 자기소개서를 남에게 쓰게 하는 즉, 대필을 맡기는 사람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럼 왜 대필을 맡길까? 본인이 글쓰기에 자신이 없어서다. 글쓰기에 자신이 없으니 글을 잘 쓰는 사람에게 본인의 소개를 맡기는 것이다.
글의 화려함이 자기소개서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생각하면 아주 큰 오산이다. 물론 기본도 안 되어 있는 글쓰기는 문제가 있지만 이력서를 잘 쓰기 위해 이 글을 보는 당신이라면 기본은 되어있거나 혹은 될 수 있는 사람일 것임에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누가 봐도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는 건 어려울지 몰라도 기본적인 글쓰기 능력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좀 더 현실적으로 얘기해 보면, 이제 막 회사를 들어가려고 하는 사회 초년생들 기준으로 보았을 때 당신이 글을 잘 쓰기 위해 동영상 강의를 1개라도 봤거나 책 1권이라도 진심을 다해 공부했다면 당신은 이미 평균 이상이다.
당신의 글은 당신의 개성이 된다. 당신의 개성은 당신의 매력이 된다. 당신이 당신으로서 무의식과 의식이 어우러져 어떻게 쓸지를 고민하고 어떻게 구성을 할지, 어떤 단어를 쓸지, 모음 또는 자음을 하나하나 선택하여 자기소개서를 글로써 만들 때 당신의 개성이 자기소개서에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이 개성은 매력이 된다. 그게 당신이고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어떤 수준이든 당신의 현주소를 잘 보여줄 수 있다.
대필을 해주는 사람은 당신의 매력을 모른다. 당신의 개성을 쏙 빼고 겉보기에 휘황찬란하기만 한 글이 요즘 같은 시대에 먹힐 것이라고 보는가? 맥도널드에서 아르바이트한 것을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몇 만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다국적 기업에서 일해봤다고 포장한들 그게 채용 담당자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낼 거라 생각한다면 아주 큰 오산이다. 그런 포장식 글쓰기가 시작한 때에는 통했을지 몰라도 요즘 같은 시대에 그런 포장식 글쓰기는 뻔하고 지루한 글이 되고 말아 버린다. 왜냐면 ‘누구나’ 그렇게 쓰기 때문이다.
그럼 매력은 어디서 오는가? 내 생각에 매력은 반전에서 온다. 보통 여자들이 흔히 말하는 논제가 하나 있다. 매일 아침 출근을 할 때 말끔한 정잡을 입고 출근하는 남자가 어느 날 다소 후줄근하고 편안한 복장을 입은 모습과 매일 후줄근하고 편안한 복장을 입은 남자가 어느 날 말끔한 정잡을 입게 된 것을 보았을 때 어느 것이 더 매력적일까?라는 게 바로 그 논제이다. 어느 것이 더 매력적인가에 대해서는 각자 생각해 보기로 하고, 여기서 중요한 건 어찌 됐든 간에 두 경우 모두 매력적임에는 틀림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매력은 반전에서 나온다.
완벽한 예는 아닐 수 있지만 여기에 실제로 내가 옆에서 지켜본 이야기가 있다. 회사에서 여자 동료가 한 명과 남자 동료가 한 명 있었다. 그런데 남자 동료가 평소에는 한 번도 쓰지 않던 안경을 쓰고 출근을 한 적이 있다. 평소에 나는 이 여자 동료와 친해서 여자 동료가 남자 동료에게 호의적인 마음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실제로 내게 말하기도 했고) 근데 어느 날 내게 상담을 요청한 적이 있는데 그 이야기를 들어보자니, 그 남자 동료에게 푹 빠져버렸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그래서 내가 이유를 물었는데, 그 이유가 한 번도 쓰지 않던 안경을 쓰고 출근한 날 그 모습을 보고 반했다고 하는 것이다. 평소에도 호의적인 마음은 있었지만 그게 그 사람을 ‘좋아한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큰 마음은 아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안경 쓴 모습을 보고 너무 설레어 좋아하게 됐다는 것이다.
아마 한 번쯤은 본인이 호의 정도에 마음을 품고 있는 이성이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을 때, 거기에서 매력을 느꼈을 때가 있을 것이다. 항상 무표정인 사람이 웃음을 지으며 다정하게 얘기할 때, 항상 철없이 가벼워 보이는 사람이 어떤 일에 있어서 진지하게 임할 때 우리는 반전을 목격하게 되고 거기에서 매력을 느낀다. 즉, 우리는 예상할 수 있는 일에는 지루함을 느끼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는 이목을 집중하게 되고 관심을 가지며 거기서 매력을 느낀다. 혹시 현재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는가? 그 이성 앞에서 반전을 줘봐라. 그럼 당신에게 이목을 집중하게 되고 관심을 주게 되며 당신에게 매력을 느낄 수도 있다.
자기소개서로 다시 돌아와 보자. 이쯤 되면 당신은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의 의도를 충분히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즉, 반전을 줘야 한다. 다른 사람이 모두 대필을 맡기거나 그럴듯한 글솜씨로 자기소개서를 겉보기에만 그럴듯하게 만들고 있을 때, 당신은 반전을 줘서 채용 담당자로 하여금 이목을 집중하게 하고 관심을 가지게 하여 매력을 보여줘야만 한다. 다음은 내가 생각했을 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어서 신선함을 느낄 수 없는, 매력이 없어 보이는 자기소개서의 키워드들이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틀린 게 아닌, 매력적으로 느끼기 어려운 나의 개인적인 견해이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
그저 단순한 인사말과 ‘저는’으로 시작했을 뿐인데 너무하다고 생각되는가? 물론 이렇게 시작하는 게 틀린 것은 절대 아니다. 자기소개서에 정답이 어디 있겠는가? 자, 여기 한 회사의 채용 담당자가 있다고 해보자. 이 채용 담당자는 지금까지 수많은 이력서를 봐왔을 것이고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읽어봤을 것이다. 대부분의 자기소개서 형식이 똑같기 때문에 지루함에 턱을 괴며 마우스를 스크롤하고 있다. 어떤 날에는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만 30개째 보고 있는데 9할 이상의 자기소개서가 ‘안녕하십니까 저는~’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다음으로 당신의 자기소개서를 보려고 한다고 해보자. 당신의 신상 또는 경력 사항 등을 보고 이제 당신의 자기소개서를 볼 차례다. 채용 담당자가 지루한 글 읽기를 반복함에 있어서 유일하게 재미를 기대하게 되는 곳이 바로 자기소개서 부분이다.
다른 신상 정보나 경력 사항에서는 사실 이목을 집중하게 할 수 있는 큰 변별력이 있는 요소가 있을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소개서는 한 사람의 스토리이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만약 당신의 자기소개서 첫 부분이 다른 이들과 별 다를 게 없이 ‘안녕하십니까 저는~’으로 시작된다면 이미 읽는 데에 1초도 안 되고 7음절 남짓한 이 부분에서 지루함을 느끼고 시작한다.
왜냐하면 다음이 예상이 가기 때문이다. 아마 ‘안녕하십니까 저는~’ 다음에는 휘황찬란한 사무적인 어투로 자신을 포장하는 본인 소개가 올 확률이 높고 그런 글은 채용 담당자로 하여금 턱을 괴고 있는 손을 풀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안녕하십니까 저는’으로 시작하는 자기소개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자기소개서가 될 수 있다. 그 이후에 자기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매력적인 글을 쓴다면 분위기 반전은 충분히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은 간사하다. ‘안녕하십니까 저는’으로 시작하는 자기소개를 A로 그 뒤에 모든 매력적인 글을 B라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자기소개서를 10점 기준으로 평가를 해본다고 할 때, B만 봤으면 10점을 줄 사람이 한 줄 남짓한 A를 보고 그 뒤에 B를 본다면 6~8점을 주게 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왜 그럴까? 바로 선입견이 생기기 때문이다. A라는 글을 보고 이미 지루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다음 글을 읽는 채용 담당자는 그 선입견을 10점을 줄 정도로 바꾸기에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사람과 사람이 처음 만날 때 첫인상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첫인상은 오래간다. 첫인상이 좋지 않으면 그 사람은 뭘 해도 좋지 않게 보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기억하라. 첫 글에서 매력적으로 시작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다양한 산업 분야, 산업의 역군, 다양한 직종, 경험 많은 인재 등
이런 키워드들이 내가 말한 ‘포장식 글쓰기’이다. 당신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일해봤다고 말하는 것을, 산업의 역군임을, 다양한 직종에서 일해봤음을, 경험이 많은 인재임을 내가 부정하고 거짓말로 치부하려는 건 아니다. 보통 이 키워드들은 앞서 언급한 1번에서 ‘저는’ 다음에 올 확률이 매우 높은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저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다양한 일을 하며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 저는 산업의 역군으로서 경험 많은 인재입니다.’
‘저는 수많은 경험으로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여 많은 경험을 토대로 발전하는 ~입니다.’
당신이 채용 담당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이 본 듯한 느낌이지 않은가? 문제가 뭘까? 바로 뻔하다는 것이다. 만약 신입인 당신이 회사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해본 것들이 아르바이트 또는 단기간 근로직들이고 그것을 다양한 산업 분야로 표현하고자 한다면 이 세상에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일해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누구나 자신을 산업의 역군으로 포장할 수 있으며, 다양한 산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직종에서 일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으며 누구나 경험 많은 인재다. 즉, 채용 담당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변별력이 없다. 반전이 없으니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회사의 발전을 위해 희생, 회사에 헌신하는, 회사를 우선시하여 등
당신은 채용 담당자가 3번의 키워드들을 보고 진심으로 당신이 자신보다 회사를 우선시하여 회사 발전에 기여하고 헌신하겠구나라고 생각할 것 같은가?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기 이익을 위해서 움직인다. 하물며 가족과 친구도 아닌 처음 보는 타인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겠다는 말은 더욱 신뢰할 수 없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당신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누가 진짜 희생한대? 말이 그렇다는 거지’ 말만 그런 거라면 애초에 쓰지도 말라. 진심도 아닌데 지키지도 못할 말을 하는 것은 아무 약속도 안 하는 것보다 못하다.
한 회사의 채용 담당자쯤 된다고 하면 아마 팀장 또는 관리자 정도의 포지션일 것이다. 그 말인즉 그들은 이미 본인이 다니고 있는 회사에선 도가 텄다는 뜻이다. 일은 익숙함을 넘어서 지루하기까지 하고 수년간 회사를 다니면서 수많은 인간 군상들을 지켜봤다는 뜻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만약에 당신이 휘황찬란한 말로 자신을 포장하고 회사를 위해 이 한 몸 바치겠다는 둥 헌신의 의사를 밝혀도 11시쯤이 되면 점심 메뉴를 고민하게 될 거고 퇴근 시간 1시간 전부터 퇴근 시간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시계를 주시할 것임을 안다는 뜻이다. 이쯤 되면 당신은 그럼 매력적으로 자기소개서를 쓰려면 어떻게 써야 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자, 여기 꽤나 괜찮은 해결책들이 있다.
바로 ‘솔직하고 담백하게 쓰기’다. 지금까지도 너무나 많은 지원자들이 휘황찬란한 단어들로 자신을 과하게 포장하고 지키지도 못할 말을 아주 쉽게 자기소개서에 쓰기 때문에 당신은 솔직하고 담백하게만 써도 당신의 글이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양한 산업 분야보다는 자신이 일한 가게의 상호명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산업의 역군이라고 본인을 칭하기보다는 진짜 당시의 본인의 포지션이나 맡은 업무를 언급하며 자신만의 스토리를 이어가는 게 좋다. 또, 수많은 경험을 했다기보다는 하나의 경험을 통해서 어떤 것들을 깨달았고 생각하게 됐는지 이야기를 하라. 채용 담당자는 당신이 수많은 경험을 했다는 ‘사실’ 자체는 별로 궁금하지 않다. 단 하나의 경험이라도 그 안에서 어떤 걸 깨달았고 깨달은 것들을 통해 어떻게 생각하기로 했는지가 그들의 질문임을 명심하라.
솔직하게 담백하게 쓰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이다. 당신이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화려한 말로 잘난 체하며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과 솔직하고 담백하게 말하며 겸손한 사람 중 어떤 쪽을 당신의 사람으로 둘 것인가? 당연히 후자이다. 그런데 왜 자기소개서에는 솔직하고 담백하게 쓰지 않는가. 당신을 뽑을 사람은 하루의 대부분을 같이 보낼 사람으로서 잘난 체하며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쉽게 하는 사람을 옆에 두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어떤 글이나 영상 따위를 볼 때, 사람은 첫 글 또는 초반 부분이 지루하고 재미없으면 그다음을 읽지 않고 탈출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처음 부분이 재미있거나 자극적이라면 그다음이 궁금해져 계속해서 읽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튜브 쇼츠를 보거나 릴스를 볼 때 스스로의 모습을 생각해 보라. 처음 짧은 몇 초를 보고 재미가 없다고 판단되면 다음 영상을 보기 위해 손가락으로 화면을 쓸어 넘기지 않는가? 하지만 처음이 재밌고 자극적이라면 계속해서 보게 될 확률이 높다.
자기소개서도 똑같다. 당신은 첫 문장으로 당신의 글을 읽는 채용 담당자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한다. 마케팅 업계에선 이걸 ‘후킹’이라고 표현한다. 자극적이고 관심을 끌 수 있는 짧은 메시지로 글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목을 집중시키는 마케팅 기법이 바로 후킹이다. 그리고 마케팅 과정 중에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는 행위를 ‘카피라이팅’이라고 하는데 당신은 ‘카피라이팅’이라는 행위를 통해 재밌고 자극적인 자기소개서의 첫 문장을 통해 채용 담당자를 ‘후킹’ 해야 한다.
혹시 SNS을 하거나 인터넷에서 웹서핑을 할 때 매력적인 광고 문구를 보고 혹하여 클릭하거나 구매를 해본 적이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당신은 그 광고를 만든 회사에게 ‘후킹’을 당한 것이다. 회사는 물건을 팔기 위해 매력적인 광고 콘텐츠를 만들고 그걸 당신에게 노출하여 당신을 ‘후킹’한다. 당신의 이력서도 이와 다르지 않다. 당신은 당신이라는 물건을 이력서라는 광고 콘텐츠를 통해 판매하고 있고 고객인 채용 담당자를 ‘후킹’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럼 첫 문장에 채용 담당자를 ‘후킹’ 하기 위해 어떤 매력적인 문구로 시작해야 할까? 정답은 없지만 내가 기억하는 매력적이라고 판단되는 이력서를 시작하는 방식이나 예시를 소개해볼까 한다. 첫 번째는 ‘질문으로 시작하기’이다. 가령 ‘晝耕夜讀 (주경야독), 무슨 뜻일까요?’로 시작해서 주경야독의 뜻을 설명하며 자신이 바쁜 와중에도 취업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대한 스토리를 풀어내는 방식이다. 질문을 함으로써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다. 인간의 기초적인 본능인 호기심을 이용해서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핵심 먼저 말하기’이다. 자기소개서의 쓸 자기 글에서 가장 자극적인 문단을 제일 앞에 쓰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저는 그때부터 ~를 깨달아서 ~이라는 생각으로 인생을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또는 ‘세상이 무너지는 날, 저는 삶의 의미를 잃었었습니다 그러나 ~으로 극복하게 됐습니다.’ 등 예시는 끝도 없이 많다. 요지는 자신만의 이야기에 핵심 부분을 맨 앞에 배치해 독자의 이목을 끄는 것이다. 이런 형식을 글 같은 경우 보통
1. 핵심 부분으로 이목 끌기
2. 간단한 자기소개하기
3. 1번의 사건 전말을 처음부터 천천히 풀기
순서로 이야기를 풀어가게 된다.
마지막 세 번째는 바로 ‘인생관 나타내기’이다. 사실 나는 인생관을 표현하는 거야 말로 자기소개서의 본질이라고 생각하는데 채용 담당자가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보는 이유가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한 태도 또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알아내고 그 태도 또는 관점이 회사와 적합한지 찾고자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생관 나타내기’는 비유법을 쓸 때 그 효과가 더욱 빛나는데 내 기억 속에 있는 예시를 들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저는 급식으로 핫도그를 받으면 핫도그가 핫도그인 체로 먹는 사람입니다. 초등학교 때 혹은 중학교 때 급식에서 핫도그를 받으면 간혹 핫도그의 겉 부분인 빵을 먼저 다 먹고 마지막에 햄을 먹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걸 보고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간도 안 되어 있는 빵을 먼저 먹으며 맛이 없는 걸 참고 짜기만 한 햄만을 남겨두고 그걸 마지막에 먹는 걸까? 그래서 저는 물었습니다 “빵만 먹으면 맛없지 않아?” 친구는 대답했습니다. “응” 저는 또 물었습니다. “햄만 먹으면 맛있어? 짜지 않아?” 친구는 대답했습니다. “맛있긴 한데 짜긴 짜” 저는 마지막으로 물었습니다. “근데 왜 그렇게 먹는 거야?” 친구는 마지막으로 대답했습니다. “글쎄…다른 애들이 이렇게 먹길래…?” 그때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핫도그는 혼자 있을 때는 간이 센 햄을 부드러운 빵으로 감싸서 함께 베어 물었을 때 입안에서 빵과 햄이 어우러져 서로를 보완하고 햄의 강한 간을 빵이 중화시켜 주는 게 본질이라고 말이죠. 즉 핫도그는 핫도그인 체로 먹어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핫도그를 만든 사람은 아마 빵과 햄을 따로 먹으라고 햄을 빵으로 감싸서 사람들에게 제공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제 친구들의 먹는 방식이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게 아닌, 저라는 사람이 항상 본질을 좇고 세상을 향해 질문을 던지는 ‘질문자’라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하 생략)
먼저 첫 문장을 살펴보자. ‘저는 급식으로 핫도그를 받으면 핫도그가 핫도그인 체로 먹는 사람입니다.’ 물론 이 첫 문장이 누구나 이목을 집중하게 만드는 대단한 후킹 문구라고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첫 번째로 뻔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안녕하세요? 저는 다양한 산업에서 종사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입니다’라고 얘기할 때 저렇게 첫 문장을 시작한다면 당연히 눈이 갈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는 내용이다. 먼저 급식으로 핫도그가 나온다는 점인데 나는 사실 요즘 급식이 어떻게 나오는지는 아는 바가 없다. 하지만 최소한 90년대 생들은 저 글을 쓴 사람의 말에 공감하리라 생각된다. 물론 빵을 먼저 먹고 햄을 나중에 먹는 행위 자체가 잘못됐을 리는 만무하고 실제로 빵을 먼저 먹고 햄을 먹는 게 더 맛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글쓴이의 인생관 즉,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글쓴이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환경을 눈으로 보고 분석하며 왜라는 질문을 갖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의문을 가진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직접 말로써 질문을 했고 거기에서 답을 얻어냈으며 그 답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고 그 생각을 인생관으로써 승화시켰다. 그리고 그 인생관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본질을 좇고 그 본질을 좇기 위해 질문을 세상에 던져야 한다.’으로 확립됐다. 정리해 보면 이렇다. 첫 문장으로 자신만의 재밌는 비유법으로 인생관을 나타내고 스토리를 이어간다.
대화를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수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공감하는 대화를 잘하는 방법 진리 2가지는 다음과 같다. 1. 경청하기 2. 상대방에 대해서 얘기하기가 바로 진리 2가지이다. 이력서에 쓰여 있는 자기소개서는 쌍방 소통이 아닌 일방적 소통이기 때문에 경청하기는 실천할 수 없다. 그럼 우리가 적용할 수 있는 건 2번 ‘상대방에 대해서 얘기하기’인데 이게 정확히 무슨 뜻일까?
상대방이 관심 있거나 좋아하는 얘기를 하라는 말이다. 자기소개서에 당신이 얼마나 잘났고 위대한지 줄줄이 나열하는 글들을 과연 그 글을 보는 채용 담당자가 흥미롭게 읽을까? 아마 당신도 주변에 나는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데 자기의 관심사에 대해서 줄줄이 얘기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흔히 우리는 이들을 보고 ‘말 많은 사람’이라고 칭하기도 하는데 정확히 표현하자면 ‘내가 흥미를 못 느끼는 나의 관심사 밖 얘기를 많이 하는 사람’이다.
본인이 흥미가 있다면 말이 얼마나 많든 글이 얼마나 길든 상관없다. 당신이 지금 여기까지 읽었다면 당신은 적어도 내 글이 흥미 정도는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읽어온 것이다. 하지만 취업은 뒷전으로 미루고 하루가 멀다 하고 20대 초반을 술에 빠져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내 글의 제목 첫 단어를 읽자마자 스크롤을 내렸을 것이다. 왜냐하면 자기의 관심사 밖의 내용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자기소개서 안에서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얘기는 어떻게 쓸까? 먼저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 상대방은 누군가? 바로 채용 담당자이다. 당연하게도 채용 담당자는 회사마다 모두 다르고 개인의 성향이나 가치관 등이 모두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희사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당신이 말하는 대상은 당신이 지원하는 회사이고 당신은 회사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써야 한다.
그럼 회사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은 뭘까? 앞서 얘기했지만 회사의 존재 이유는 ‘이윤 추구’이다 즉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는 이득이 되지 않는 행동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채용 공고를 올린 이유도 돈을 벌기 위해서 올렸다고 할 수 있다. 결국 회사가 당신에게 듣고 싶어 하는 말은 ‘나를 뽑으면 돈을 벌 수 있어’이다. 물론 저 문장을 그대로 쓰라는 말은 당연히 아니다. 좀 더 순화하자면 ‘나를 뽑는 게 결국 회사의 이득이 될 것이다.’라는 것을 어필해야 한다. 당신은 자기소개서에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쓰기보다는 당신이 회사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써야 한다.
만약 당신이 항공 객실 승무원이 되기 위해 항공서비스학과를 전공했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이 자기소개서를 쓸 때 당신에 대해서만 얘기한다면 다음과 같은 예시처럼 쓰게 될 것이다.
”저는 000 대학교 항공서비스학과 출신으로 항공 객실 승무원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 있었습니다. 학점이 4점이며 다른 친구들이 술을 마시며 놀 때 저는 그런 유혹들에 넘어가지 않고 대학 생활에 성실히 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또한 과 내 대회인 ‘미소 대회’에서 수상한 경험이 있는 훌륭한 인재입니다”
그렇다면 이 글을 회사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까지 덧붙여 바꿔 쓰면 어떻게 될까? 바로 다음과 같다.
“저는 000 대학교 항공서비스학과 출신으로 항공 객실 승무원이 되는 데에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항공서비스학과를 전공했고 이 열정은 귀사에 입사한 이후에도 활활 타오를 것입니다. 또, 대학 생활을 하며 학점 4점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고 실제로 학점 4점 이상으로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매사에 최대한 열심히 임하고자 하며 귀사에 제가 입사하게 된다면 어떤 것도 열심히 배워 빠르게 적응할 것이고 서비스 하나하나의 저의 노력을 기울여 귀사의 보탬이 되고 인정을 받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또, 저는 대학 생활을 하며 과 내 대회인 ‘미소 대회’에 참가하여 수상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미소 대회는 말 그대로 예쁜 미소를 가진 사람을 선별하여 상을 주는 대회입니다. 저는 예쁜 미소로 고객들에게 서비스할 것이고 고객들은 제 미소를 보며 만족스러운 서비스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만족스러운 경험을 한 고객은 다음에도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한 귀사를 다시 찾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예시가 사람에 따라 다소 과장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분명하게 이해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보다는 그 대단함으로 회사에 어떤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솔직하고 담백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채용 담당자는 위와 같은 글을 읽고 ‘이 사람은 대학 생활에 성실히 임했고 그 성실함을 우리 회사에서도 보여주겠구나 빠르게 배우고 적응하여 우리의 수고를 덜어줄 것이고 예쁜 미소로 우리 회사의 서비스 질을 향상해 궁극적으로는 가치를 창출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기억하라.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다는 어떤 이득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쓰라.
자, 지금까지 내가 사원을 관리하는 팀장으로서 또는 채용 담당자로서 신입으로 회사에 지원하는 사회초년생들의 이력서를 보면서 느낀 아쉬운 점에 대해서 얘기해 보았다. 위 내용 외에도 말해주고 싶은 게 더 많지만 아무리 좋은 글이어도 너무 길면 전달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여 이만 줄인다. 만약 당신이 내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보며 공감을 하거나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자신의 취업 활동에 활용하고자 한다면 펜과 종이를 준비하라. 그리고 당신에게 필요한 핵심 내용을 당신만의 방법으로 요약하여 메모하라. 그리고 적용하라.
당신이 어떤 경로로 들어왔든 이 글을 끝까지 읽었다면 당신은 이미 훌륭하다. 나는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사람(특히 책)들을 존경하는데 그 이유는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남에게 배울 자세가 되어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끝없이 남으로부터 배우고 거기에서 필요한 것들을 자기만의 무언가로 바꿔서 삶에 적용시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당신은 이미 훌륭한 자세를 갖추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당신의 꿈을 좇는 과정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이만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