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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정 Nov 11. 2024

잘 되고 있어요, 조금씩 나아지고 있네요^^

It's going good well so far. (지금까지는 잘하고 있어.)

It's all about self-confidence.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야.)

It's all about timing, really. (진짜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야.)


오늘 아침에 유튜브에서 무작위로 나온 영어 공부 중에, 유달리 눈이 간 문장이다. 몇 번 반복했다. 갑자기 글이 쓰고 싶어졌다. 

 



오늘도 여느 때와 똑같이 이른 아침에 반신욕을 했다. 다른 점은 느긋하게 했다. 반신욕을 하고부터 점점 건강해짐을 느낀다. 점점 쌓여가고 있는 내 근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나는 지난주 토요일에 건조된 수건을 한꺼번에 4장을 오른손으로 들었다. 그 바람에 오른쪽 손목 아래 인대에 충격이 갔다. 금방 표는 나지 않았다. 늦은 오후부터 손목이 점점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인대가 늘어난 것 같았다. 냉찜질을 했지만 불편의 정도는 점점 심해져서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닌데 통증이 시작되었다. 일요일 아침, 반신욕의 물의 온도를 평소보다는 뜨겁게 했다. 하고 나니 통증이 완화되었다. 머리를 말리고 새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후부터는 내 손목이 불편했었다는 것을 잊어버렸다. 그리고 남편과 계획했던 대로 11시 40분부터 2시간 정도 집 대청소를 했다. 


대청소를 해서 탁했었던 집안 공기가 맑아졌다. 숨 쉬기가 편안해졌다. 기분까지도 상쾌해졌다. 잠시 소파에 앉아서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쉬고 있는데, 내 오른쪽 손목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큼한 통증까지도 느껴졌다. 다시 냉찜질을 하면서 쉬었다. 


대청소를 하기 전에 김밥, 올리브오일에 구운 토스트, 닭고기 가슴살을 넣은 샐러드, 사과 등으로 양껏 먹어서인지 남편과 나는 점심은 건너뛰었다. 우리는 점심 대신에 잠을 잤다. 깨어나니 저녁 6시가 거의 다 되었다. 나는 허기를 느꼈지만 내일 건강검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배고픔을 참기로 했다. 남편은 짜파게티를 먹기로 했다. 거실에서 나는 맛있는 냄새를 참기 위해서 나는 안방 침대에 누워서 영어 공부에 집중했다. 




그리고 월요일과 화요일은 최대한 오른쪽 손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화요일 저녁에는 반신욕을 15분 했다. 수요일 아침에도 반신욕을 했다. 이렇게 하면서 맨솔로션도 수시로 발랐다. 병원에는 가지 않았지만 조금씩 차도가 있어서 오늘 아침에는 통증이 없어졌다. 다행이다. 그러나 필라테스는 여태 결석을 하지 않았는데, 오늘은(수요일) 결석을 했다. 조금 차도가 있을 때 조심해야지. 또 괜한 자신감으로 하다가는 탈이 날 것 같았다. 잘 쉬고 조심해야 다음 주는 원래대로 무리 없이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필라테스를 해서일까? 라인댄스를 3월부터 계속해서 하고 있어서일까? 월요일 건강검진 때 내 키가 0.3m 늘어났다. 필라테스에서 위로 쭉쭉 뻗는 스트레칭을 하고 있고, 건강검진 하기 며칠 전부터는 집에서 평소보다 더 많이 했다. 키 측정 때 내 키가 전에보다 줄어들면 내 기분이 아주 나쁠 것 같았다. 키 측정할 때 제일 마음이 초조했었다. 아주 짧은 그 순간에.


그리고 0.3cm가 늘어난 것을 확인하는 그 찰나에 나는 뛸 듯이 기뻤다. 내 마음도 0.3cm 올라갔었다. 


역시, 올해 3월부터 댄스로, 필라테스로 체력 관리를 한 게 큰 도움이 되었구나. 역시, 노력한 만큼! 결실이 있다. 기분이 좋았던 나는 그 뒤에 있었던 의사와의 상담, 피검사, 여성검사, 모든 검사를 기분 좋게 끝냈다. 


2주 뒤에 결과는 나오지만 기본적인 일반 측정은 바로 수치가 나오니까 마음이 조금 놓였다. 키는 0.3cm 늘었고(내 나이에는 줄어들 가능성이 더 많은데도), 몸무게는 결혼하고부터 30년 정도 늘 유지하고 있는 몸무게이고, 허리 사이즈도 늘 유지하고 있는 사이즈다. It's going good well so far. (지금까지는 잘하고 있다.) 다음 건강검진일 때는 지금보다 키가 0.5cm 더 늘어나고, 몸무게는 유지하고, 허리 사이즈는 1인치 줄어들면 더 좋겠다. 그게 목표이다. 



내가 검사를 할 동안에 기다려주었던 남편과 오붓하게 이른 점심 식사를 했다. 가볍게 순두부찌개와 돌솥비빔밥을 먹으면서 키가 0.3cm 늘어났다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평소에 1인분 반을 먹는 남편에게 나는 내 돌솥비빔밥 반 이상을 양보하고 보드랍게 구워진 달걀프라이도 80%를 양보했다. 남편은 어제 점심부터 어쩌다 굶은 나에게 당신이 달걀을 먹어야 되는데, 하면서도 맛이 좋았던지 맛있게 먹었다. 나는 남편에게 감동적인 말을 해주었다. 

"당신은 돈을 벌러 가니까, 당신이 잘 먹어야지."

"허허, 건강검사한 당신이 잘 먹어야 되는데."

왜, 내가 감동적인 말을 했냐고 하면은 남편의 얼굴에 감동받은 모습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손을 가슴에 올리고는 

"나, 감동받았어." 

그러면서 쪼그마하게 남은 하얀 부분을 반으로 쪼개어 입으로 가져갔다. 나는 정말 조그마하게 남은 부분을 젓가락으로 집어 내 입에 넣으면서 

"당신이 미안할 것 같으니까, 내가 먹을 게."

"나는 오늘 당신한테 양보한 게 아니라, 배려한 거야."



남편의 눈가에 잔잔한 웃음이 서렸다. 그 모습에 나는 행복해졌다. 

오늘도 잔잔한 하루, 강물처럼 평온한 하루, 그런 평화로운 하루가 시작되었고, 그렇게 오붓한 달달한 대화로 하루를 시작하였다. 

(11월 4일 월요일 오전 8시 15분에 집을 나서서 11시 10분이 다 되어 건강검진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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