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있다,라는 것을 남편 - 큰아들 - 작은아들 순으로 알리게 되었다. 그 이후 도슨트 수료 전날, 자기소개 시간이 주어졌을 때 잠깐 언급, 다빈치 리졸브 수업과 프리미어 프로 수업 때 자기소개 시간에 또 잠깐 언급, 문화센터 라인댄스(화), 라인댄스(금) 수강 때 강사 선생님과 대화 도중에 내가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무슨 일을 하시냐고 물어서. 아, 맞다 내가 다니는 헤어숍에서도 이야기했다. 요즘 얼굴이 좋아 보여요. 무슨 좋은 일 있어요? 물어서.
그 이후에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예전에는 강사였었고, 지금은 배우고 싶은 것 배우러 다닌다. 그 정도다. 굳이 물으면 말할 뿐이다.
이렇게 이야기한 사람들 중에서 내 글을 관심을 갖고 읽어 보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나의 아들들이 어떻게 읽어볼 수 있어요? 관심을 갖고 물었다. 큰아들과 작은아들은 초등학생 1학년 때부터 중학생까지 국어논술 모둠팀에서 나와 함께 공부를 했다. 그래서 큰아들은 엄마 글은 한눈에 알 수 있어요. 그렇게 말했다. 나의 아들들이 관심을 갖고 이따금 볼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남편은 처음에는 무척 관심을 갖고 무엇을 쓰나? 궁금해하고 읽어보고 했었다. 그러다가 지금은 내가 함 읽어봐요. 하는 글을 가끔 읽는다. "좋네." 남편에게서 좋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글들 정도만 읽어 보라고 권한다.
그래서 나는 마음 편하게 내 속을 다 보여줄 수 있는 글들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이 참 편하다. 내 속을 다 보여줄 수 있어서. 지금은 그렇다. 지금은 그런 글들을 쓰는 게 나를 더 좋은 길로 인도해 준다.
마음 깊이 속에서 끓어오르던 것들을 다 토하고 나니, 속이 깨끗해져서인가. 내 삶을 똑바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은 토요일, 내일은 일요일. 오늘은 나를 위한 시간, 내일은 그와 함께, 우리를 위한 시간.
나를 위한 시간에 나를 위해서 무엇을 채울까. 노트에 적어보았다. 온통 내가 채우고 싶은 것들로 빼꼭히 적어보니 오늘 하루도 바쁘게 잘 갈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빼꼭히 적은 이것들이 언젠가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더 잘 살게 데리고 가줄 거라는 생각에, 그런 상상만으로도 오늘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