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고 두근거렸던 첫날
이삿짐을 싸고 옮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짐은 이삿짐 센터에서 2시간 만에 실어 갔지만,
비워진 집은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시간은 자꾸 늦어지고, 마음은 점점 조급해졌습니다.
결국 저녁을 먹고, 해가 지고 나서야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깜깜한 밤길을 한참 달려 도착한 집.
늦음 밤 조용히 짐을 들고 들어오니,
휑하고 낯선 공간이 저를 반겼습니다.
“아... 괜찮을까?”
그 순간, 작은 두려움이 밀려왔습니다.
에어컨의 곰팡이 냄새가 코끝을 찔렀고,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가슴을 무겁게 눌렀습니다.
누워서도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괜히 온 걸까...”
그런 제 말을 듣고, 큰 아이가 속삭였습니다.
“엄마, 우리 여기서 어떻게 살아...”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아이의 마음속 두려움이 그대로 전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조금씩 채워가는 집
다음 날 아침, 이삿짐이 도착했습니다.
미리 준비한 대로 책장을 놓고,
가져온 물건들을 하나하나 자리 잡아주니
조금은 ‘집 같은 모습’이 되어갔습니다.
쓸고 닦고 정리하며 하루를 보내니,
어제 느꼈던 두려움은 조금 옅어졌습니다.
‘그래, 우리 가족이 함께라면 괜찮아.’
스스로를 다독이며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설레는 첫 등교
드디어 개학 날이 되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새로 온 농어촌 유학생들을
따뜻하게 맞아 주셨습니다.
작은 환영식 같았습니다.
학생들이 차례로 인사했고,
선생님들도 한 분 한 분 직접 소개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전교생, 전교직원이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주 특별한 한 장의 사진이었습니다.
학교는 18명의 유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해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습니다.
이후 이어지는 학부모 간담회 자리에서도
궁금한 것들에 모두 차근차근 대답해 주셨습니다.
그 순간, 마음속에 작은 안도감이 퍼졌습니다.
“이곳에서라면, 아이도 우리도 잘 지낼 수 있겠다.”
그렇게 우리의 농어촌 유학 생활은
조금 두렵지만, 동시에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