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서 유죄였던 피고인에 대한 항소심 변호를 맡아 무죄를 받은 사건이, 오늘 드디어 대법원에서 검사의 상고가 기각되어 최종 확정되었다. 변호사가 되어 7개월여 만에 첫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받아 보았으니 이제 제대로 신고한 느낌이 든다.
내가 31년간 법관으로 있을 때는 이런 류의 사건은 상고기각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당사자가 되어 보니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참으로 힘겨운 시간이고 과정이다.
유선으로 결과를 알려주자, 피고인의 모친은 크게 흐느끼면서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는지 짐작이 간다. 선한 얼굴의 젊고 앞길이 창창한 피고인이 덜었을 멍에를 생각하니, 참으로 변호사도 판사 못지않게 할 일이 많고 보람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유난히 가을하늘이 맑고 정겹게 느껴지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