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철이 곧 시작이다. 법원에서는 휴정기에 일단 조금 쉬고 그동안 미처 처리하지 못한 사건들을 차분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래도 미리 휴가계획도 세우고 즐겁고 발걸음 가볍게 떠날 수 있었다.
그런데 법무법인을 운영하는 입장이 되니 휴가가 크게 즐겁지 않고 걱정이 앞선다. 평소에도 짜여진 틀 안에서 지내기보다 다소 여유 있게 지낸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일단 떠나기는 할 텐데 무슨 일이 터질지 조금 불안하기도 하다. 내가 없어도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이 이제는 전혀 맞는 얘기가 아니다.
31년 법관생활을 하면서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고 지낸 것들이 그렇게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었음을 이제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