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어서 그런지 축제 때문인지 밤 디저트를 사는 사람들의 줄은 꽤 길었고.. 몇 분의 긴 기다림 끝에 우린 밤파이와 커피를 먹을 수 있었다. 1층의 인파를 피해 2층으로 올라갔다.
디저트의 즐거움만 기대했는데..
이층에 올라가자 새로운 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공산성의 성벽이 우릴 바라보고 있었다. 문득 대학때 한 번인가 갔던 공산성의 기억이 떠올랐다.
대학을 공주에서 나온 나는 대학교 1학년때 공산성에 오르고 다시는 가지 않았다. 어딘가를 오르는 것 자체를 싫어하거니와 그곳에서 뭔가 깼다고 해야 하나?
시간은 대학교 오리엔테이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교 입학하기 전 오리엔테이션이란 거창한 행사를 해줄 때다. 대학교 동아리 중 밴드나 노래동아리는 공연을 하기도 하고 방속국도 짤막한 드라마 같은 걸 보여주기도 했다. 처음 공연을 접한 신입생들은 대학선배들이 대단해 보였고 멋있어 보였다.
그날 밤 선배들은 신입생 방에 찾아와서 동아리 소개도 하고 게임도 했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선배 한 명.. 커다란 눈에 큰 키, 순수해 보이는 인상.. 막 반했다는 것보단 호감이 가는 인상이었다. 말씨도 부드럽고 친절했다. 어떻게 서로 연락처를 받았는지는 모른다. 우리는 그 후로 일주일 후 내가 사는 지역에서 만나게 되었다.
첫 만남은 밸런타인데이였던가? 난 뭐 고백까지는 아니고 초콜릿을 가지고 갔다. 호감의 표현이었을까?
우리는 은은한 호감으로 지냈고 이따금 만났다. 그리고 대학에 입학했다.난 그전엔 관심도 없던 방송국동아리에 지원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