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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 Sep 07. 2024

안정적인 사회적 궤도에 오르지 않겠다는 소신

처음 학교를 나올 때의 나의 다짐은,

“아직까지인 학벌주의인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이”

라는 합리화로는 대학을 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대학이 대학으로서의 기능을 하려면, ‘정말 배우고싶어서’라는 목적을 가져야 한다는 일념으로 선택한 나름 큰 결심이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자퇴 후 들었던 말들은


머리도 좋은 애가 왜 그러냐,

대학은 그래도 나와야지,

그럼 너 그냥 고졸이냐,


이런 말들을 듣고 처음에는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지만, 사실은 내 속에 불안함이 나도 모르게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잠시 흔들렸다.


흔들린 기간 동안 나는 내 다짐을 뒤로 하고, 대학을 가야겠다 싶었고 그래서 잠시였지만 토익/토플부터 준비했다.

그 순간만큼은 마음이 편했다. 사회적 궤도를 이탈하지 않는 나름의 안정감을 추구하는 그런 심적인 편안함이 어떻게 보면 안일함이자 합리화, 나태함이었다.

편안한 선택에서 멀어지기로 스스로와 약속했으나 무의식이 나를 편안함으로 이끌었다.


전혀 가슴 뛰지 않는 일들을 하려고 하니, 목적 없이 방황하게 되었고 원래 갖고있던 목적 마저도 흐릿해져 갔다.


이런 나를 발견하고, 다시 목표를 리마인드 시켰다.

“성공“

그리고 그 모습을 상상했다. 아주 구체적으로.

그러자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대학”을 나와야 그 모습을 이룰 수 있다고 얘기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대학이 그러한 기능을 갖고있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내가 대학을 가는 경우의 수는 딱 하나이다.

<대학 과정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했을 경우>


-> 대학 과정 교육의 필요성을 아직 인식하지 못한 이유

: 현대인들은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며 수많은 정보들을 접할 수 있다. 정보의 홍수가 아니라 이정도면 침수라고 볼 수 있는 시대이다.

내가 얻고자 노력하고, 배우고자 노력하면 모든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

정보가 귀했던 시대야 말로 대학에서 배우는 정보들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그 역할을 인터넷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그렇다면 대학이 오직 정보를 얻기 위해서만 가는 곳은 아니라고?

: 맞는 말이다. 대학을 가면 사람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지식이 아닌 경험과 지혜를 쌓을 수 있다. 절대 이러한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렇게 내가 인적 네트워킹을 하는 동안 흘러가는 시간의 가치와, 내가 스스로 더 많이 세상에 부딪히고 나를 던져가며 하는 도전들의 가치를 비교해보았을 때 나는 그저 후자를 선택했을 뿐이다.

대학의 기회비용과 내 도전의 기회비용을 비교했을 뿐이다.

그리고 나는 이미 충분히 육사에서 내 사람들을 찾았기 때문에 인적 네트워킹은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한다.


-> 학벌이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 내 말은, 학벌이 좋으면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것이지 중요하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명문대를 나온 사람들이 성공한다는 말은 여차하면 오해하기 쉽다.


명문대를 나왔기에 성공한다는 것이 아니라,

성공할 사람들이기에 명문대를 갈 수 있었던 것이다.

대학이 성공할 사람들을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할 사람들은 뭘 하든 열정적으로 하고, 지혜롭게 행동하며, 똑똑하게 생각한다. 그들은 그렇게 살기에 대학도 그 결과 중 하나로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대학과 성공을 주객전도해서는 안 된다.


나는 비록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내가 그런 사람임에는 확신한다.


누군가는 근자감이라 할지라도, 이제 남들이 하는 말에 내 줏대가 흔들릴 경우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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