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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 Aug 23. 2024

비밀 정원

다 잘 될거에요

나의 정원에는

비밀이 있다

    

꽃봉오리가 생겨나고

이슬이 꽃잎을 열어 제치고


꽃이 진 자리에 작은 가을이 달리는

비밀이 있다     


발걸음 소리를 들려주었을 뿐인데

감추던 속내를 보여 주는 날이 있다

    

그런 날에는      

너에게

나의 정원을 보여주고 싶다     


너를 위한 정원을



  정원을 가꾸는 일은 풀 뽑기가 절반은 차지 한다고 여겨집니다. 꽃보다 풀이 있나 살피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며칠만 미뤄도 쑥쑥 자란 풀들은 곧장 꽃피고 씨를 맺지요. 내가 원하지 않는 것들은 가꾸지 않아도 쉽게 자라서 꽃밭을 풀밭으로 만드려합니다. 


  마음을 가꾸는 일도 정원 가꾸기와 다르지 않다고 하지요. 하루에도 오만가지 생각이 드는데 그중 대부분이 부정적이고 근심, 걱정이 차지합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잡초뽑기가 취미인 이유지요. 

 

  정원에서 정갈하게 꽃과 나무만 가꾸려면 풀을 뽑아야 하지요. 그것도 보이는 대로 뽑아주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미루다간 어느새 뿌리를 깊이 내리고, 많은 씨를 바람에 날리면 일이 몇배로 늘어난답니다. "정원을 망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라지요.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는 머리를 흔들며 지우려 합니다. 그 반대의 긍정적 상황과 확언을 혼잣말로 되뇌이면 더 좋습니다.

  

   정원을 가꾸는 것은 오랜 시간들을 쌓는 것입니다. 땅을 일구어 씨 뿌려 싹이 돋아나는 순간을 보는 기쁨, 옮겨 심고 물주고 풀관리 하여 어느날 꽃봉오리가 맺히는 보람, 투명한 이슬에 아침 햇살이 비추고, 대궁 위 꽃잎이 벌어지는 놀라운 순간을 보게됩니다. 이런 기쁨들이 수고를 잊게 하지요.


  그런 순간들에 함께 하고픈 사람이 있다면, 보여주고 싶은 사람을 위해 수고하고, 보상을 기대하지 않으며, 기다릴 수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겠지요.


   머리를 흔들며 중얼거리는 사람을 보거든 한마디 건네주세요.


"다 잘 될거에요"

어느날 바람 타고 정원에 이사 온 백합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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