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가 성공
4박 5일, 우리 집 안방은 갑자기 ‘고야미 호텔’-3
응가 성공
이틀째, 고야미 호텔은 여전히 소란스럽다.
손님 냥이 두 마리는 적응이 어렵다며 온몸으로 시위를 해대고 있다.
그래도 베란다에만 붙어있던 희나는 갑자기 마음을 바꿨는지,
안방 한가운데 대(大) 자로 드러누웠다.
“여기… 이제 내 자리다.”
그 표정은 마치 왕좌를 차지한 고양이의 그것.
어제 외출하면서 챙겨준 츄르와 참치를 희나는 싹 다 해치우고,
난이는 아직 단식 투쟁 중이다.
“내가 밥을 먹으면… 지는 거다… (하악)”
이런 느낌.
그래도 기쁜 일은 있다.
둘 다 화장실에 응가와 소변을 남겼다.
나는 그걸 보고 고구마를 캐며,
‘아, 살았다…’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고양이 호텔에서 응가 성공은 곧 체크인 성공이니까.
그리고 이제 그루밍도 하고 있다. 야호♡♡♡♡
문제는 밤이었다.
난이가 밤새도록 을부짖었다.
“집으로… 보내줘… 집사야아아…”
그 울음 때문에 호텔주인장 겸 집사는 거의 철야 근무했다.
역시 아무리 좋은 호텔이라도
자기 집만큼 편할 데는 없는 법이라는 걸
난이는 몸소 증명하고 있었다.
환경이 바뀌니 성격도 갑자기 까칠해졌다.
희나와 난이는 가끔 서로를 향해
“하악!” “너나 하악!”
맞하악질을 시전하고,
우리 여울이는 안방에 들어와
손님 냥이들을 향해 으르렁과 하악질을 해댔다.
더 황당한 건,
여울이가 나를 보고도 하악질을 했다는 것이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내 허락도 없이 왜 이 난민 캠프를 연 거야?”
정말 동족상잔(고양족)의 전쟁터가 따로 없다.
아침이 되자, 난이는 여울이 하우스 방석 안에 숨어
자신의 존재를 봉인해 버렸다.
“나 오늘 누구도 만나지 않을 거야.”
그리고 그 뒤에는 희나가 또 숨어 있다.
둘이서 무슨 밀담을 나누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호텔 탈출 계획 회의 같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