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 찾기
“네가 좋아하는 것이 뭐야?”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바로 대답할 수 있을까?
좋아하는 색을 물어보면 그나마 색감을 떠올려 대답하지만,
뭐가 먹고 싶냐는 말에는 콕 집어 “000”이라고 말해 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떠올리기가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던가…
일상을 스치며 만나지는 사람들 중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열정을 보이는 사람을 만나면 어쩐지 기분이 좋아진다.
아마도 그 사람의 기분 좋은 에너지가 전달되기 때문일 거다.
유년시절부터 스누피와 보라색을 좋아하던 나의 지인은 50대가 된 지금도 어린아이처럼 눈망울을 반짝이며 관련한 것들을 좋아한다.
집 한편에 모아두는 스누피 컬렉션들은 삶에서 그녀를 행복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 중에 하나다.
일상에서 스누피 캐릭터들을 만날 때마다 그녀를 떠올리며 소비의 욕구와 즐거움으로 대리만족을 느끼는 건 행복의 전염이 아닐까…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게 취미’라는 책 제목이 마음에 쏙 박힌 때가 있었다.
책의 내용은 저자의 건강한 일상을 찾아가는 이야기들로 담백하지만 잔잔한 여운이 느껴지는 에세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여든이 되어서도 기억할 날들을 만들기 위해 자신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을 찾아가고 있었다.
일상의 사소한 좋아하는 것들로 일상을 채우는 취미 생활.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두둥실 날아오를 것 같다.
사실 누구나 알고 있다.
행복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지금의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주는 일.
하지만 지금 좋아하는 것들을 미래의 나를 위해 양보하고, 참으며 미뤄두다가 희미하게 잊어버린다.
그 자리엔 뭐가 채워지는 지도 모른 채 말이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들을 마음 서랍 속에 담아두자.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것들을 하나씩 찾아 보관했다가 필요한 순간에 꺼내볼 수 있도록...
맛있는 면요리 사 먹기
(요리는 좋아하지 않지만) 예쁜 그릇 구경하기
로컬 마켓(골동품 시장 포함) 구경하기
예쁜 꽃다발(한송이도 좋은) 사기
일정 계산 없이 갑자기 떠나 보게 되는 바다
야외 카페에서 혼자만의 브런치
도서관에서 책 가득 빌려와 쌓아 두기(읽지 않아도 배부르다)
가구 옮겨 집 분위기 바꾸기
문구점(팬시점) 쇼핑하기
만화책 읽기
미니어처 소품 만들기
기차 타고 여행 가기
예쁜 숙소에서 일주일 살기
집 안에서 빗소리 들으며 커피 마시기
소소한 창작의 시간_집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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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걸 떠올리는 게 생각보다 더 어렵다…
생각날 때마다 메모해 두기로 하자 ^—-^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 - 김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