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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m Jul 11. 2024

Faster, Faster!!

영화 <<위플래쉬>>

106분간의 황홀한 몰입, 쉴 틈이 없다.


글의 추천작은 고민을 많이 했다.

최근에 보았던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할지, 혹은 영화를 새롭게 보고 리뷰 할지 고민했다.

내가 보았던 영화들을 쭉 복기하며 생각하고 있는데, 오늘 마침 드럼 학원을 가는 날이다.

드럼이라고 하니 강렬하게 생각나는,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있어 이렇게 적게 된다.


아는 사람은 알 수도 있지만

<위플래쉬> (2014)

감독 : 데미언 셔젤

사진만 봐도 압도되는 분위기가 있다

"106분간의 긴 싸움을 하는 영화" 

"주인공이 드럼을 치지만 보는 관객이 더 힘든 영화"

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드는 영화이다.


위플래쉬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는 2017년이었다.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친구들끼리 장난치면서 "Louder!! Faster!!" 이러면서 플래쳐 교수를 흉내 내곤 했다.

하지만, 그 장면만 장난치는 용도로 쓰고, 막상 본 영화인 위플래쉬를 보지는 않았다.


현재, 나는 대학교 밴드 동아리에서 드럼을 맡고 있다.

그래도 드럼을 맡고 있고 공연도 많이 했는데, 좋아하는 드럼과 좋아하는 영화가 결합된 위플래쉬는 꼭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미루고 있었는데 이번에 시간이 나서 보게 되었다.

결론적으로는 꼭 보았으면 좋겠다. 특히, 드럼을 취미로 배우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더 재밌을 수 있지만, 드럼에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도 사전지식이 필요한 것은 없으니 꼭 보았으면 좋겠다.


특히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아주 긴 권투 게임을 하게 된 것 같았다. 2,3라운드에서 KO 당하는 것이 아닌, 15라운드 정도까지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마지막 클라이맥스를 터뜨리는 짜릿함'이었다.


드럼은 특이한 악기라고 생각한다. 밴드를 하게 되면, 드럼은 보컬 뒤에 서있는다. 얼핏 보면 하는 역할이 없는 그저 박자를 맞춰주는 묻어가는 역할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드럼은 보컬과 마찬가지로 어느 역할보다 중요하다. 특히 건반, 베이스, 기타는 실수하거나 박자를 놓치게 되어도 티가 많이 나지 않지만 드럼과 보컬은 멈추게 되면 모든 세션들이 멈추게 되어 기본 실력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실제로 공연에서 채가 날아가, 노래를 멈추고 다시 친 적이 있다.)

피를 흘리며 연주하는 앤드류

이렇듯 드럼은 긴장되는 상황에서 '기본기'가 제일 중요하다. 기타나 건반, 보컬들은 관객들의 탠션을 올려주는 기교와 퍼포먼스가 중요하게 생각될 때가 많지만, 드럼은 그런 순간들까지도 박자를 놓치지 않고 일정한 박자로 쳐야 한다.


영화를 보게 되면 앤드류가 손에 피가 날 정도로 연습을 하는데, 기본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연습에서 그 정도로 열심히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앤드류는 대학교 드럼 전공자이니 취미 드럼을 하는 내가 상상도 못 하는 연습량을 매일 가질 것이다.

교육에는 정답이 있을까

이 영화를 통해 감독님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교육을 대하는 방식"인 것 같다.


교육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교육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다. 너무 많은 칭찬을 해서는 안되고, 또 너무 많은 채찍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즉, 논자에서 말하는 '중용'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 균형을 잡기는 참 어렵고, 균형이 무너졌을 때는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이 영화라고 생각한다.


만약 플레쳐 교수가 더 따뜻한 방향으로 이끌었으면 어땠을까, 몰아붙이지 말고 '너 잘하고 있어. 이대로 계속해.'라는 말을 한 번이라도 해줬으면 어땠을까. 앤드류가 그렇게까지 성장을 못했을 수도 있지만, 또 그렇게 까지 비뚤어지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이 영화의 더 큰 장점은 당연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위플래쉬는 재즈 드럼의 이야기이다. 당연하게 음악에 관한 기본은 충족되어야 이 영화의 기본이 완성되는데 그 기본 틀을 상당히 잘 지지하고 있다고 본다. 위플래쉬, 카라반이라는 음악이 뒷받침되어 마지막 5분을 향하는 데 까지 음악이 그 텐션을 잘 잡아주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긴장하면서 끌고 갈 수 있었다.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지 못한 게 제일 아쉬운 점이며, 영화관에 재개봉했을 때는 냉큼 튀어가서 볼 생각이다.


<위플래쉬> (2014)

감독 : 데미언 셔젤

★★★★★


미쳐버린 100분 

채찍만이 정답이 아니다. 당근과 채찍이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사실 플래처가 앤드류에게 한마디라도 따뜻한 말을 했더라면 앤드류는 마지막의 연주를 할 수 있었을까? 그건 모르겠다. 

하지만 플래처가 따뜻한 말을 했더라면 앤드류는 더 즐기면서 드럼을 쳤을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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