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um Jul 14. 2024

머릿속 도서관

나만의 인생 의미, <도서관론>

잠이 안 와.. 뭐 하지?

20살 때부터 밤에 잠이 안 왔다. 한창 체력이 넘쳐나는 대학교 1학년때 코로나 인원 제한의 여파인가. 밖에 나가지 못하고 계속 안에 있다 보니 낮밤이 바뀌었고, 움직이지도 않았으니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자야 하는데, 자야 하는데’ 하며 나를 세뇌시키며 양을 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100마리 정도쯤에서 잠이 들었지만, 양 세는 것도 내성이 있는지 나중에는 3000마리를 세어도 잠이 오지 않았다.(최고기록은 3200마리쯤이었던 것 같다)


그때마다 슬금슬금 올라오는 이른바 ‘잡생각’.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다른 사람이 보았을 때 쓸모없고 ‘이런 생각을 왜 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때의 생각이 지금의 ’나‘를 이루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 마치 ’ 인사이드 아웃‘의 자아가 형상된 것처럼. 이때의 생각들이 미성년자였던 나와 성인이 된 나의 차이점을 만들게 해 준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인사이드 아웃 2에 나오는 ‘자아’, 파란색이 자아이다.

그래서 그때 무슨 생각을 했느냐?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의 존재 의미’와 과거 있었던 일에 ’ 만약에?‘라는 말을 붙여 상상해 보는 일을 많이 했다. 예를 들면 ‘만약 내가 이과가 아니라 문과를 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 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 공부에 흥미를 잃고 후회 없이 놀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등이다.


보통 이런 생각들을 하면 하루 지나면 잊어버리는 것이 대다수다. 하지만, 유일하게 일주일 동안 연속으로 생각했던, 아직도 내 뇌리에 박혀있는 재미있는 잡생각이 있다. 바로 ‘도서관론’이다.


이 이야기를 하자면 배경 설명부터 해야 한다. 이때는 ‘인생을 살아가는 목적이 뭐지? 결국 그 끝에는 죽음이라는 허무한 것이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럼 어떻게 해야 얼마 되지 않는 삶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거지?‘라는 생각을 할 때이다. 그때 내 나름대로 ‘도서관론’이라는 이론을 저술(?)했었는데, 이게 상당히 재미있어 소개해보고자 한다.


도서관론’이란 각각의 사람에게는 그 사람만의 ‘도서관’이 있다는 전제로 출발한다. 도서관은 ‘인사이드 아웃’의 감정들이 있는 공간처럼 머리 안 어디에 있다고 추정된다. 그럼 이 도서관과 인생을 살아가는 목적이 무슨 관련이 있나?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는 이 ‘도서관’을 풍부하고, 다채롭게 채우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도서관에는 자신이 집필한 책들이 있고, 그 책은 자신의 가족, 경험, 독서, 선생님, 유튜브, 생각 등을 이용하여 책을 출판할 수 있다. 책들의 제목은 다양하며, '나의 취향, 장단점' 같이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해 어떤 사회현상에 대한 생각까지 내가 보고 들었던 모든 주제들을 이용하여 책을 출판할 수 있다. 이렇게 출판한 책을 통해 우리의 내면(도서관)을 풍부하게 채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ai 그림으로 단순히 표현해 본 ‘도서관론’

이 '도서관론'이 유용할 때가 있다. 바로 '하기 싫은 일을 할 때'이다. 특히 공부나, 청소, 드럼 연습 등등 ,, 내가 하기 싫은 것을 하게 될 때는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간다. 집중도 안되고, 괜히 잠만 오고 다음에 할까 라는 생각이 들고..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이 도서관론을 떠올리며 '그래도 나의 책을 집필해서 도서관을 채워야지!'라고 다짐한다. '지금 공부에 관한 책은 10페이지 집필했고, 청소는 한 5페이지 쓴 것 같은데 이 정도로는 도서관을 채우는 거뿐만 아니라 그걸 책이라도 하기 그러니 어떻게든 하지..'가 되었다. 정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이쯤에서 20살 때 읽었던 이나모리 가즈오의 베스트셀러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인상 깊은 구절이 생각나 적어본다.


인간이 인생을 살아가는 의미와 목적은 자신의 내면을 성장시키고 영혼을 갈고닦는 것

내가 생각하는 ‘도서관론’과 저자가 생각하는 인생을 살아가는 의미가 비슷하다고 생각해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다. 나의 내면을 성장시키는 게 무엇일까 생각하며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고, 아직 찾고 있는 중이다.(글쓰기를 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도서관에서 내가 집필한 책 몇 개를 말씀하고 이 글을 마치려고 한다. ‘욕’과 관련된 나의 책을 간단히 읽어주면,


"욕은 정말 마성의 단어라고 생각한다. 어떤 급박한 상황이나, 어려운 상황을 표현하기에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 딱 한마디로 다 표현할 수 있다. 그 한마디로 많은 것을 표현할 수도 있고, 많은 상황을 말할 수도 있다. 나도 고등학교 때까지 욕을 많이 썼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입에 욕이 나오지 않으면 이상했으니깐. 하지만, 나는 최대한 20살 지나고는 욕을 쓰지 않으려 한다. 정말 힘든 상황에선 쓰기도 하지만, 그래도 노력을 한다.(의도해서 노력을 하는 것과 모르고 계속 쓰는 것은 아예 다르다고 생각한다.) 내가 욕을 많이 했던 만큼, 나도 욕을 많이 들어봤지만 욕을 들었을 때의 느낀 점은 세상에는 두부류가 있다. 바로 '욕을 많이 해도 기분이 나쁘지 않은 사람'과 '욕을 조금만 해도 기분이 나쁜 사람'. 나는 명확히 후자이다. 내가 욕을 하면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질 때도 있고, 친구들의 얼굴이 굳는 것이 보인다. 이렇기 때문에 내가 더 안 쓰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내가 가장 우려하는 욕의 단점은 바로 '폭력성'이다. 욕을 쓰게 될 때는 일반적인 상황이 아닌,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 자주 쓴다. 욕이라는 것은 나의 감정을 증폭시켜 주는 증폭제의 역할도 하기 때문에, 욕을 하면서 상황에 마주하게 되면 이성을 잃고 감정적으로, 더 나아가 폭력적으로 변하게 될 수 있다. 실제로 내가 욕을 많이 쓰는 사람을 피하는 이유도 말의 폭력성이 신체의 폭력이 될 수도 있기에 애써 친해지려 하지 않는다......(중략)"


이렇게 두서없이 나만의 책을 만들어 놓아 내 머릿속의 도서관에 저장해놓고 있다는 것이 나의 이론이다. 욕에 관한 생각은 다음에 더 자세히 다뤄서 에세이를 쓸 예정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이렇듯 자신만의 책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게 어떨까? 나처럼 '욕'이나 '인생의 의미'나, 이런 거창한 것 말고도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등등 ,, 오늘은 자신만의 책 안에는 어떤 내용이 적혀있는지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Faster, Faster!!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