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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m Jul 08. 2024

인생 저점의 이야기

영화 <<밀양>>

저번 글에서 이창동 감독님의 <버닝>을 리뷰했기 때문에 다른 감독님 작품을 리뷰하려 했으나, 그래도 아끼는 작품은 먼저 터는 게 낫다 생각해 또 이창동 감독님의 작품으로 글을 시작한다.

바로 이창동 감독님의 2007년작 <밀양>이다.


<밀양> (2007)

감독 : 이창동

영화의 첫 장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밀양으로 가는 중이다.

"그저 불쾌하다. 찝찝하다. 하지만, 계속 생각난다"


이 영화 보고 난 뒤의 느낌은 "불쾌"였다. 어딘가 한 대 얻어맞은 거 같아 10분 정도 가만히 앉아있었다.


예전까지는 영화는 "스트레스를 풀고, 즐거움을 얻기 위한 도구"로 여기었다.

그래서, 액션, 오락, 히어로(마블) 같이 명절에 가족들이랑 같이 볼 것 같은 생각 많이 하지 않고 눈이 즐거운 영화를 자주 보았다.


그 영화도 무척 훌륭하고 좋은 영화이지만, 이 영화를 보고 영화를 생각하는 관점이 달라지게 되었다.

영화가 꼭 "통쾌함, 카타르시스, 시원함"을 줘야 하는가?

영화로 "불쾌함, 답답함, 찝찝함"을 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때 돈 주고 이런 감정을 느낄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왕 돈 주고 온 거 좋은 감정, 행복한 감정, 시원한 감정을 줘야지 왜 부정적인 감정을 주는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부정적인 감정들이 나쁜 것인가?라고 되묻고 싶다.

그 부정적인 감정들은 어쨌든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는 것이고, 오히려 좋은 감정보다 안 좋은 감정이 더 오래 마음속에 남기도 한다.

그 부정적인 감정들도 '나'를 이루는 한 부분이고, '나'를 구성하는 한 부분이다.


영화라는 매체가 도달할 수 있는 깊이

이동진 평론가 님이 밀양을 보고 "영화라는 매체가 도달할 수 있는 깊이."라는 평을 남겼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깊이는 무슨 깊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점점 글이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세상을 막대그래프로 보면 저점과 고점이 확실하게 보이는 것처럼

우리 인생도 막대그래프로 보면 저점과 고점이 있을 것이다.


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 고점의 이야기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외면하는 그 저점의 이야기를 쓴 이창동 감독의 탁월함에 놀랍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영화라는 매체가 도달할 수 있는 깊이."라는 말이 더 맞다고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영화로 불쾌함의 깊이를 표현할 수 있다."라고 느꼈고,

점점 더 그 불쾌함을 다루는 영화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었다.


<밀양> (2007)

감독 : 이창동

★★★☆

불쾌하다. 뭔가 뭔가 답답하고 불편하다. 

교회 사람들이 보면 정말 싫어할 영화 1위 

하지만, 송강호 전도연의 연기만큼은 끝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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