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키요에 전시회
우키요에 전시회가 있어 다녀왔다.
일본 공보문화원과 일본국제교류기금 센터가 공동 주최로 개최하는 전시회.
<옛 도쿄, 에도의 스타들-우키요에 인물화로 보는 에도의 최신 유행>이라는 타이틀처럼
그림들은 인물화 중심이다.
신사이바시에 있는 우키요에 미술관과 비교했을 때, 규모의 차이는 크지 않다.
하지만 무료전시임에도 불구하고 퀄리티 좋은 책자까지.
전시회의 규모는 아주 작았지만, 구성은 알찼다.
꽤 공들인 전시라는 생각이 든다.
당시의 실제 인물들을 그린 그림이라 어딘지 모르게 더 생생한 기분이다.
가부키 배우들의 그림을 현재 가부키 배우의 사진과 비교해 본다.
몇 백 년이 지나도 똑같은 모습이다.
그 시대의 미인과 지금의 미인은 많이 다르지만.
내가 갖고 있는 일본의 이미지라는 것이 에도시대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평일 오전 나들이의 목적에서 전시회를 본다는 건 두 번째 이유다.
가장 큰 첫 번째 이유는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
나이도 사는 곳도, 하는 일도 제각각이지만 우리는 꽤 오랜 시간을 함께 공유하며 지내왔다.
서로 바쁜 와중에도 해마다 봄이면 만나게 되는 사람들.
그냥 만나서 수다만 떨어도 즐거운데, 이번에는 함께 우키요에를 보니 더 즐겁다.
전시 관람은 아담한 규모 덕분에 금방 끝났다.
우리는 꽤 천천히 그림들을 둘러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사진 촬영을 해도 된다고 해서, 그림을 둘러보며 마음에 드는 그림들을 찍는다.
나중에 보니 같은 그림을 찍고 있다.
취향도 비슷해지는 걸까.
짧게 끝난 관람 덕분에 이야기 시간을 조금 더 확보했다.
근처에 즐비한 맛집들을 뒤로하고 우리는 그저 편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으로 간다.
우키요에는 볼 때마다 만화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에 모두 동의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눈다.
일본어를 통해 맺게 된 소중한 인연들.
그들과 함께 좋은 전시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올봄의 어느 하루가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