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을 보내고 있는 나의 마음
5월 7일 자 신문에 <겁나는 가정의 달>이라는 제목의 칼럼이 한 편 실렸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거기다가 5월이면 유독 많은 결혼식까지.
챙겨야 하는 경조사가 너무 많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큰 부담이다.
그래서 올해 5월은 아예 ‘가난의 달’로 부른다는 내용이었다.
5월의 경조사를 위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정기적금을 깨고, 마통을 쓴다는 사람들의 이야기.
‘가난의 달’을 무사히 보내기 위한 서민들의 고군분투가 짧은 글 안에서도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나 역시 예전에는 경조사비 통장을 따로 마련했던 적이 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뭐 이렇게 까지 해야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치 내가 빚을 잔뜩 진 채 살아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어제는 어버이날이라고 아이가 감사패를 만들어왔다.
태권도 학원에서 다 함께 만들었다고 한다.
'키워주신 은혜 감사 하고 고맙습니다.'라고 쓰여있다.
글쎄다.
내가 널 키우는 건 당연한 건데.
어찌 됐든 나야말로 고맙다.
나는 시큰둥하게 생각했지만, 매우 기쁜 척 웃었다.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다.
어버이날이라 전화드렸다고 하니 웃으신다.
참 별거 아닌 거에도 기뻐하시는구나 싶어 뭔가 기분이 묘했다.
나는 어쩌다가 이렇게 무덤덤한 인간이 되어버렸을까.
다음 주는 스승의 날이다.
학교 선생님의 선물을 챙겨야 하는 부담이 줄어든 것만으로도 나는 운 좋은 학부모다.
<커버이미지 출처-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