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나 시나리오 등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강력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조커', '아이언맨', '배트맨' 같은 캐릭터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어 흥미를 이끌어가는 방식입니다. 둘째는 플롯(Plot) 중심의 접근으로, 탄탄한 스토리의 구조와 흐름을 설계하고 전개하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유주얼 서스펙트', '인터스텔라', '오션스 일레븐' 같은 작품이 있습니다. 저는 이 두 가지 관점이 IR Deck(Investor Relations Deck)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 강력한 캐릭터 중심의 흐름
만약 스타트업의 대표님이 뛰어난 능력자이거나, 탁월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거나, 어느 정도 Scale up 해서 누구나 인정할 만한 성과를 이룬 경우라면 IR Deck 작성 시 강력한 캐릭터 중심의 논리 흐름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습니다. 이 접근법에서는 IR Deck의 주인공이 뛰어난 인적 자원이나 기술이 되며 그것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예를 들어, "우리 대표님은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고, 우리가 가진 기술은 이렇게 탁월하며, 지금까지 이런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라고 시작하여, "이런 우리가 앞으로 이런 계획을 가지고 있으니, 투자하신다면 분명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와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 방식은 투자자에게 스타트업의 강점을 직접적으로 어필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앞으로의 가능성을 강조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2. 플롯 중심의 흐름
반면에, 아직 큰 성과를 보이기 힘든 초기이거나 고객의 Pain Point(문제점)를 명확히 이해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설계하여 비즈니스 모델과 성장 전략을 수립에 강점을 보이는 스타트업이라면 플롯 중심의 논리 흐름이 더 적절할 수 있습니다. 이 접근법은 문제와 솔루션, 그리고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어떻게 비즈니스를 전개할 것인지에 집중합니다.
이 경우, "우리의 타겟 시장은 이렇고, 이 시장에서의 문제는 무엇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이런 솔루션을 설계했고, 앞으로 이렇게 성장할 계획입니다."와 같은 흐름으로 이야기해야 합니다. 이 접근은 투자자의 과점에서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어 스타트업의 잘 설계된 사업의 가능성을 이해시키는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스타트업 초기에는 정부지원사업 신청 시 PSST 구조(문제 Problem, 해결책 Solution, 성장방안 Scale up, 팀 Team)와 같은 특정 논리 구조로 사업계획서 작성을 요구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이후 IR Deck 작성 시에도 이와 같은 구조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 방식이 나쁘지는 않지만 모든 스타트업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흐름은 아닐 수 있습니다. 잘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을 줄 수 있고 이로 인해 스타트업의 매력이 반감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IR Deck을 작성할 때는 자신의 사업에 맞는 이야기의 흐름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스타트업이 이미 시장에서 큰 인정을 받았거나,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표를 비롯한 팀 구성원이 뛰어나다면 캐릭터 중심의 접근이 더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혹은 초기여서 가시적 성과를 강조하기 힘들거나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그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의 연결성이 뛰어나고 비즈니스 모델이 탁월하게 설계되어 있다면 플롯 중심의 접근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내용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논리의 흐름이 적절하지 않다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효과적으로 전달되기 어렵고 최악의 경우 왜곡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와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그들을 설득하기 위한 IR Deck을 작성하고자 한다면 우리 사업의 특성에 맞는 적절한 논리의 흐름을 반드시 고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