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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지 Oct 02. 2024

경쟁자 질량 불변의 법칙

경쟁자가 없는 스타트업은 없습니다.

어디에나 이상한 사람이 한 명은 있다는 또라이 질량 불변의 법칙처럼 경쟁자 질량 불변의 법칙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면 가끔 자신의 회사는 경쟁자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을 만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세 가지 상황에 해당하는 것 같은데 첫 번째는 정말 경쟁자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경쟁자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자사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다고 생각해서 그러시는 것 같아요. 마지막 상황은 가장 심각한 상황인데 본인의 경쟁자를 모르는 것입니다.


 아무튼 이럴 때 저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태도로 그분들이 생각을 바꾸실 수 있도록 조언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사의 경쟁상황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분석하는 것이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는데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경쟁자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저는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경쟁자는 있다와 없다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경쟁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간단한 예시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내가 탄산수 A 브랜드를 생산하는 기업의 대표라고 가정해 보죠. 필드를 편의점으로 한정하고 A브랜드 탄산수의 경쟁자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동일한 수준의 경쟁

- 동일한 기능/형태의 제품/서비스 간의 경쟁을 말합니다. 타 브랜드의 탄산수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2). 카테고리 수준의 경쟁

- 형태는 동일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범주 내에 속하는 경쟁을 이야기합니다. 탄산수를 탄산음료 범주에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A브랜드 탄산수의 범주 수준의 경쟁은 콜라, 사이다, 기타 탄산음료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만약 탄산수의 범주를 생수로 본다면 결과는 달라지겠죠?


3). 편익 수준의 경쟁

- 형태나 범주는 다르지만 제공하는 편익이 유사한 경쟁을 말합니다. 탄산수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마신다고 가정하면 편익 수준의 경쟁은 비타민음료, 생수, 우유, 전통음료, 커피 등 갈증을 해소해 주는 음료 모두가 해당됩니다.


4). 비용 수준의 경쟁

- 기능/형태, 범주, 제공하는 편익 모두가 다르지만 A탄산수와 구매 금액이 비슷하여 같은 비용으로

대신 구매할 수 있는 경쟁을 이야기합니다. 편의점에서 탄산수를 살 수 있는 비용으로 구매 가능한 아이스크림, 초콜릿, 껌, 삼각김밥 등이 해당됩니다.


 같은 카테고리 안에 있는 플레이어만 경쟁자가 아닙니다. 경쟁의 수준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경쟁자는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자사의 상황에 맞는 경쟁을 정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활동을 소홀하게 여기면 추후에 상당히 곤란한 상황을 겪게 될 것입니다. (식상한 이야기지만 카카오가 은행의 경쟁자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두 번째! 경쟁자가 없다고 이야기해야 자사의 가치가 높게 평가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말씀드립니다. 일단 위에서 말한 동일한 이야기를 말씀드리죠. (경쟁은 있다/없다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강도의 문제이다!) 그리고 경쟁자가 없다는 것이 반드시 매력적인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어떤 시장에 경쟁자가 없는 것은 블루오션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시장의 작은 볼륨, 낮은 잠재력 등 매력도가 지나치게 별로여서 그런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시장에 플레이어가 많다는 것은 경쟁이 심하다는 이야기이지만 그만큼 이 플레이어들이 나눠먹을 만큼의 볼륨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의 경쟁을 분석할 때 '양'뿐만 아니라 '질' 또한 살펴봐야 합니다. 자사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위해서 경쟁자가 없다고 이야기하고 믿지 않는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 애쓰지 마세요. 그 시간에 우리의 시장에 어떤 양질의 플레이어들이 있으며 이들이 얼마나 유의미한 경쟁을 하고 있는지, 우리는 그들과 어떻게 경쟁을 회피하고 향후 어떤 차별화를 통해 경쟁우위를 점할 것인지 등을 설명하십시오. 이것이 자사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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