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음성을 위하여, 링클레이터 지음
대한민국 1% 가 겪고 있다는 연축성 발성장애
의도하지 않게 성대 주변 근육이 수축하며 발성을 방애하는 장애다.
2007년 초 ,목소리를 내어 하는 일을 하던 어느날
갑자기 목소리가 밖으로 안 나오는 일이 생겼다. 마치 내가 내는 소리를 누군가가 부분적으로 음소거 시키고 있는 것처럼 목소리가 끊겨서 나왔다.
처음엔 감기가 떨어지지 않아서 그런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소리가 끊기는 일이 더 심해졌고.이비인후과에 가서 성대 내시경도 받아보았지만 성대 자체에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당황스러웠던 점은 마이크 앞에선 안 나오는 소리가 의사선생님 앞에서 증상을 설명할땐 무리없이 나와서
증상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주변에 이 증상을 설명해도 그냥 긴장해서 그런것 아니냐, 일하기 싫어서 그런것 아니냐고 묻는 등, 의지 박약의 문제로 치부했다.
하던 일은 그만둬야 했고 친구들과의 만남도 기피하면서 어두운 시기를 보냈다.
그때 자주가던 녹음실 실장님이 음성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 있다며 가보라고 했다.
"한번 가봐. 사람이 희망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
그야말로 한줄기 희망이라도 잡고 싶은 마음으로 병원을 찾아갔다. 성대 내시경부터 뇌파검사, 호흡량 체크 등 한시간에 걸쳐 발성 검사를 하고 연축성 발성장애와 근긴장성 장애 진단을 받았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고 이해도 못하는 장애인지라 나 대한민국 1%야 하면서 장난치듯 말하고 다니곤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발성장애라고 하면 들어본 적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유명 연예인 누구도 이런 증상이 있었다고. 덕분에 예전에 비해 치료법도 많이 나왔고 블로그나 유투브를 통해 발성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훈련법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발성과 연기 훈련에 관련된 여러 자료들을 찾다가 "자유로운 음성을 위하여 Freeing the Natural Voice" 를 알게 되었다. 1976년에 원본이 출판되어 아직까지도 개정판이 나오고 있는 진짜 고전이다. 책 속에서 모셰 펠던 크라이스 "움직임을 통한 자각" 이라는 저서도 언급되는데. 목소리를 자유롭게 내는 것과 몸에 대한 인지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막혀 있는 감정은 자유로운 음성을 방해하는 근본적 장애물이다"
"불분명한 생각은 명확한 발음을 방해하는 근본적 장애물이다"
- 자유로운 음성을 위하여/리챠드 링클레이터 p49
사실 이 책은 배우, 배우가 되기 위해 훈련중인 학생, 연기를 가르치는 사람들, 발성과 화법을 가르치는 사람들, 노래 부르는 사람들 그리고 이러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쓰여졌다고 한다.
하지만 배우가 아니라도 목소리를 내고 의사소통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다.
훈련 방법을 따라하기는 쉽지 않지만 목소리를 어떻게 인지하면 좋을지 설명하는 부분은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된다.
'음성을 방해하는 요인들'
"방어적 신경근육 체계는 감정과 호흡 사이의 본능적 연결을 끊어버리는 심리적 근육 습관을 만듭니다. 음성의 기본적인 에너지가 자유로운 호흡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으면 음성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감정적으로 스스로를 방어하려고만 한다면, 당신의 호흡은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호흡이 자유롭지 못하면, 음성은 호흡에서 얻지 못하는 힘을 목구멍과 입안의 근육에서 얻으려고 할 것입니다. 아주 안전하게 음악적으료 감정들을 묘사하는 방법을 찾던가 단조로운 소리가 머리쪽으로 올라가게 되던가, 아니면 너무 힘을 들여서 이 근육들이 긴장하고, 수축하고, 밀고 ,쥐어짜서 성대가 서로 눌리게 됩니다. 그러면 성대가 충혈되거나 염증을 일으켜서 탄성을 잃게 되고, 일반적인 진동을 만들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성대를 매끄럽게 만들어 주는 호흡이 없이, 성대끼리 부딪치다가, 성대에 작은 돌기들이 생기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쉬고, 거친듯한 소리가 나고, 결국에는 아무 소리도 못내게 됩니다.
- 자유로운 음성을 위하여 p45
자기 방어를 위해, 생존을위해..
습관적으로 굳어진 윗입술과 턱의 긴장을 풀기가 쉽지는 않다. 이 책에 소개된 훈련법들을 따라가다보면
진정으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나의 진짜 음성을 찾게되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음성이 자기 주인을 드러내지 않기 뒤해서 하는 일탈행위는 이 책 전체에 다 써도 모자랄 것입니다.
어떤 음성은 아주 겁많고 불안한 작은 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 강하고 공격적인 소리를 내는데 전문가가 됩니다. 희미하게 한숨을 쉬듯 나오는 여자의 음성은 남자들의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강하다는 걸 감추고 약한면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는 여자의 음성이고, 자신감을 상징하는 풍부하고 긴장이 풀리고 깊은 소리는 실상은 자신감의 부재를 감추기 위한 소리이고 거만함이 묻어나는 음성은 사실은 공황상태를 감추기 위한 소리입니다. 이런 꾸며진 음성은 아주 놀랄 정도의 이중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머릿말은, 만약 주인이 원한다면 아주 투명하게 주인의 진실을 표현할 수 있는 음성을 위해 쓰여진, 긍정적인 책의 서론입니다. 혹시라도, 책의 첫머리에 이 적압의 어려운점들만 잔뜩 설명해 놓았다고 느끼는 독자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독작들을 위해 내가 끊임없이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명확한 생각과 자유로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이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가장 중요한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 자유로운 음성을 위하여 p49
이 책과 함께 자신의 음성을 발견하는 긴 여행을 시작해 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