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도 성과금을 받는다.
S, A, B 등급에 따라서 차등분배이다.
S와 B등급의 차이는 대략 100만원정도이다.
내가 소속되어있는 학교는 사립학교라서 줄곧 1/n을 해왔다.
어차피 모두 붙박이장처럼 한 학교에만 소속되어있으니, 균등분배가 가능했다.
그래서 나도 매번 나의 성과금 평가점수가 B점이지만 크게 토달지 않았다.
그런데 작년부터 40대 국어과 교사가 쏘아올린 차등분배주장으로 교내에서 성과금 분배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졌다. 극명하게 편이 갈렸다. 분배방식에 대해서 회의가 진행되었다. 보건교사는 수업부문에서 점수가 낮아질수 밖에 없었다. 나는 교사마다 담당하는 업무가 다르기에 평가하는 것 자체가 어려우니 균등분배를 주장했다. 그러자, 과학교사가 나에게 "다른 학교 보건선생님은 수업 하시던데요."라고 비수를 꽂았다. 코로나로 인한 감염병 업무로 허우적거릴때는 우리 보건샘이라더니, 성과금 논의할땐 꺼지라는건가.
결국 균등분배는 모든 구성원의 동의가 있어야해서 결국에는 차등분배로 결정되었다.
나는 한동안 성과금분배건으로 인해 화를 삭히느라 힘들었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B나 받을만큼 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보건이외의 잡다한 업무들을 묵묵히 처리하고, 교과선생님들이 수업중에 마음대로 학생들을 보내도 다 받아주었다. (학생들은 쉬는시간에 와도 될일을 꼭 수업시간에 오거나, 가끔 잠을 자려오기도 한다.) 그리고 수업이 없어서 더더욱 보건실을 지킬려고 노력했다. 부담임도 맡고 있는데 짜증이 밀려들어왔다. 한랑하게 노는 교사들도 있지만, 젋다는 이유로 담임과 부장을 맡는 교사도 있으니 너무 억울해하지 말자. 그런마인드였다.
차등분배로 결정되어서, 성과급평가기준을 재정비가 필요했다. 평가서는 다면평가위원회에서 작성하는데,
나는 다면평가위원으로 지원했다. 다면평가위원회 구성시에 비교과교사는 참여는 권고사항이다. 우리학교에 비교과교사는 나밖에 없으니 당연히 내가 평가위원으로 나서야지. 아무도 나의 입장을 대변해주지 않으므로.
다면평가위원회에 참여할때는 긴장이 되었다. 자짓하면 동료교사들끼리 얼굴을 붉힐수도 있는 상황이다. 처리한 공문의 수, 주당평균 입실학생의 수, 감염병업무로 인한 업무로딩, 보건에게 전가되는 안전업무, 영양교사 부재로 인해 담당하고 있는 우유급식 등 보건교사의 업무곤란도를 필력하고자 마음을 단단히 먹고 회의에 들어갔다.
첫 회의에서 다면평가위원장인 교감선생님은 보건교사는 따로 평가표를 마련할테니 다음 회의때 논의하자 하시더니, 두번째 회의에선 결국 그런 교육부지침이 없단다. 교무부장이 나름 고려해서 가져온 평가표엔 보건교사는 요양호학생수를 기준으로 상담부분 등의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을 제시하였는데, 수업부문평가에서 내가 여전히 불리한것은 변하지 않은 사실이였다. 수업시수를 평균점수를 부여한다고해도, 수업부문관련 평가표가 모두 수업관련이기때문에 나머지 항목에게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기때문이다. 떨리는 목소리로 나의 의견을 주장했다.
"만약 제가 전교생을 돌본다는 이유로 다학년 지도점수를 부여한다면 다른 교사들이 공감할까요, 8시간 보건실에서 근무한다는 이유로 수업연강점수를 부여해달라고하면 다른 교사들이 납득할까요. 수업시수점수만 평균이면, 나머지 수업관련 평가점수도 저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수업부문에서 보건교사가 불합리하지 않도록 해당항목(수업부문)은 다른교원들의 평균점수을 부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적절한 예시를 든 주장은 받아드려졌다. 보건교사는 수업부문에선 다른 교원들의 평균점수를 부여하는 것으로. 야호. 이참에 보건교사의 업무곤란도까지 점수화하려고 하니. 교감선생님께서 브레이크를 거셨다.
"그건 좀. 한꺼번에 바꾸면 보건교사 본인이 평가위원으로 들어가서 마음대로 한다란 소리를 듣을 수도 있으니 그건은 차차 바꾸어나가봅시다."
그래, 보건교사에게 제일 불리한 수업부문 평가사항을 수정했으니 업무곤란도 부분은 내가 양호하리다. 내가 이렇게 노력하는것은 감히 S등급을 받고자함이 아니다. B만은 피하고 싶어서이다.
이번 회의를 통해서 직장에서 나의 민낯이(도전적인 성격) 드러날뻔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것보다 주장해서 원하는바를 쟁취하고자한다. 아직 나는 앞날이 창창한 30대 보건교사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