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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학교가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회사를 똑똑하게 활용하는 방법에 대하여

by B라이언

2025년 7월 11일 (금)

오늘도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적어 봅니다.




“회사는 학교가 아니야.”


회사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들었던 말이다. 회사는 실수를 봐주지 않고 성과로 평가하는 곳임을 확실하게 알려주려는 선배들의 따끔한 충고였다. 일에 더 큰 책임감을 가지라고 혼난 거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회사에서도 학교 다닐 때처럼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한다는 것을. 그럼에도 회사를 정말 ‘학교’처럼 다닐 수는 없는 걸까.


<일하는 사장의 생각>을 쓴 청기와타운 양지삼 대표님은 창업 전에 조개구이집에서 5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다. 언젠가 자신의 가게를 차리겠다는 비전을 품고 외식업 운영을 현장에서 제대로 배우고자 함이었다. 그냥 용돈벌이 하는 알바와 양지삼 대표님 같은 알바는 배움과 성장의 밀도가 완전히 다르다.


회사는 다를까.


회사를 버티는 곳, 강제로 8시간을 일해야 하는 곳으로만 여기는 사람과 회사 운영에 눈에 불을 켜고 뭐든 배우려는 사람이 똑같을 수 없다.


시키는 일만 하고, 시키는 만큼만 하다 보면 회사의 부속품으로 동작할 뿐이다. 반대로 회사를 배움의 공간으로 바라보면, 같은 시간이더라도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역시 답은 마음가짐에 있다.


나 역시 언젠가 내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싶기에, 양지삼 대표님처럼 회사를 배움의 현장으로 삼아 보려고 한다. 회사는 내가 맡은 사업기획만 잘해도 월급을 주지만, 나는 그 월급을 받으면서 이 팀, 저 팀이 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관찰할 수 있다. 그러면 회사의 전반적인 업무를 겉핥기라도 배울 수 있다.


꼭 창업이 목표가 아니더라도 괜찮다. 이직을 준비하든, 현재 직무에서 전문성을 기르든, 그냥 일을 더 재미있게 하고 싶든 상관없다. 뭐든 스펀지처럼 흡수하겠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더 벌어진다.


생각해 보면 이미 꽤 많은 것을 배웠다. 기획 일 외에도 약관과 개인정보처리방침은 어떻게 만드는지, 외부 업체와 계약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온라인마케팅은 어떻게 집행하고, 어떤 채널을 활용할 수 있는지, 경비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개발 비용을 자산화해서 무형자산으로 상각하여 처리하는 방식까지도 배웠다. 회사돈으로 업무에 필요한 여러 툴을 직접 써보면서 나중에 어떤 툴을 쓸지도 정리할 수 있었다. 이런 경험들은 분명 미래의 나에게 자산이 될 것이다.


앞으로는 더 능동적으로 배우고 싶다. 시간이 흐른 뒤 "이걸 배웠구나" 하는 것이 아니라, 이 회사에서 배워야 할 것을 리스트업 하고 하나씩 내 것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런 마음가짐은 회사 생활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회사 일 자체가 내 목표를 위한 투자이자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회사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실패에 일희일비하지 않게 될 것 같다. 회사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회사를 활용하는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다.


회사가 학교냐 아니냐는 일하는 사람의 태도에 달려있다. 어쩔 수 없이 회사에서 긴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 버티는 대신 배움으로 채워보자. 회사를 학교처럼 다니는 것이 회사를 활용하는 똑똑한 방식이다. “월급을 주고, 뽕을 뽑으려는” 회사의 전략에 놀아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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