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우리의 고민을 아는 듯이 우리 시대의 지혜자 박막례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했습니다. “왜 남한테 장단을 맞추려고 하나, 북 치고 장구치고 나 하고 싶은 대로 치다 보면 그 장단에 맞추고 싶은 사람들이 와서 춤추는 거야”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은유>
다른 누가 뭐라 해도 아이돈케어. 상관없음. 내가 좋아서 하는 건데 뭐 어때.라는 게 있나.
늘봄작가님이 올려준 글감을 보고 한참 동안 고민을 해봤다.
3살 때 어린이집을 보내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차분히 돌보아주지 못한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다는 거창한 계획은 아니고 단순히 집 앞에 발레학원이 있었다. 마트를 오며 가며 발레라는 생소한 단어를 눈에 넣어 두기 시작하다가 어린이집 보낸 날 바로 일일특강 신청하러 갔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과 적당한 강도의 스트레칭에 발레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지금생각해 보면 나를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순간인 거 같다.
발레가 우연처럼 거기에 있었고, 내 눈에 띄어 4년 넘게 다니게 되었다.
이번엔 수영이다. 아이가 초1 겨울방학 때 포항시에서 운영하는 가성비 좋기로 소문난 곳에 당첨이 되어 얼떨결에 보내게 된 수영이 초2 현재도 다니고 있다.
수영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 행복함에 저 정도로 물이 좋을까 라며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난 목위로 물이 얼굴에 닿는 게 싫은 아이덴티티로 평생 살아온 사람이라 아이 따라 간 수영장에서 느낀 해방감은 나를 새로운 세계가 있음을 알려주는 초대장과 같았다.
그래서 인생의 숙업과도 같았던 수영을 신청하고 첫날부터 물공포증과의 지루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결론은 내가 졌다. 하하 졌지만 기쁘다. 새로운 세계는 나에게 재미와 피곤과 짜릿함과 자괴감을 주며 새로운 신선함을 제시해 줬다.
수영을 거의 매일 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겨드랑이털은 정리하게 된다. 이번 여름엔 수영도 세 달 배웠겠다, 살도 좀 빠진 거 같고 드디어 나시티에 도전해 봐?
아휴 이 나이에 나시티라니 길거리에 사람들 다 쳐다보겠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 좀 자유롭게 나하고 싶은 대로 그냥 해보는 거야 글감소재도 그렇고, 이 기회에 이건 도전해 보라는 신호야라며 뇌 한구석에 묵혀두었던 나시티를 입고 거리로 나선다.
생각보다 느낌이 신선하다. 좀 야한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장단에 맞춰줄 사람이 있을 리 만무하지만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것, 하고 싶은 대로 해보고 해방감도 맛보시길. 묘한 자극이 주는 쾌락감에 건강해지기밖에 더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