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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껌정호랭이 Black Tiger Sep 25. 2023

266. 부모의 의견도 꼭 한번 더 물어 봐줘라...

인간들이 태어나서 열심히 살기 위해 성장을 하고 사회의 어느 한 부분에서 그 역할을 다하고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기도 모르게 육체도 정신도 늙어가게 되고 점점 의욕도 능력도 성실성도 모두 같이 늙어버리는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젊어서부터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과 강해야 한다는 성격만큼은 모든 이치의 사물들과 같이 늙어 가지 않고 젊은 시절  그대로 살아남아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이 태어나서 그 많은 행복과 즐거움을 주면서 우리네 가정에 사랑을 주었고 아이들 학창 시절 그 처절한 입시 경쟁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온갖 몸부림과 전쟁을 치렀고, 아이들이 이제 성인이 되어가면서 점점 더 넓은 세상 속 사회의 한 부분을 담당하기 위해 또 한 번의 권력 다툼을 해왔다.


그때마다 우리 아이들 곁에는 언제나 항상 부모들이 온갖 궂은일은 도 맡아 처리하면서 뒷바라지를 다 해서 지금의 그 자리까지 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 주었다. 그렇지만 지금의 부모들은 예전의 우리네 조상님들처럼 꼭 장남이나 자식들이 부모들까지 책임저야 한다는 고전적인 위계질서를 절대 바라지도 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그 잘못된 질서를 지킬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현실의 부모들은 자식들이 노후를 책임지기를 국이 바라지는 않지만 마음속 한구석에 남아 있는 자식들과 함께 함으로써 누리면 행복했을 것 같은 시간까지 포기하거나 버리진 않고 자식들이 언젠가 모르지만 함께 즐길 기회를 줄수도 있는 시간만을 고대하고 있다. 아무런 재촉도 내색도 하지 않고 마냥 자식들이 스스로 알아서 시간을 좀 내주어서 자식들과 함께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등등의 함께 하는 시간의 기억을 갖고 싶어 할 뿐이다.


예전처럼 자식을 7남매 8남매를 낳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많지도 않고 겨우 자식이라고 해 보았자 1남1녀 아니면 외동 그뿐이기에, 성인이 되어서 부모들보다 소득이 훨씬 많고 재산이 많다고 해도, 부모들은 자식들과의 오랫동안 해왔던 습관이 뼛속에까지 살아 있어서 본인들이 모든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 싶어 하며 실제로도 어떤 방법으로든 자식들에게 대체 지불이라도 하고 만다.


그런데 이러한 습관들을 보면 사실은 습관보다도 내리사랑의 철저한 계산이 머릿속에 깊게 박혀 있었기에 그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 더 합당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네 현실 자식들은 어떤가? 부모들도 이미 본인들 보다도 훨씬 더 치열하게 겪어 온 길이기에 익히 모든 내용을 계산적으로 알고 있음에도 자식들은 무슨무슨 핑갯거리를 잘도 만들어서 둘러대며 부모들이 그토록 기다리다 오랜만에 겨우 만들어진 만남의 약속마저도 미루거나 다음으로 넘어가기를 밥먹듯이 한다.


그때마다 부모들은 저 깊숙한 丹田에서부터 끌어 올라오는 서운함과 분출마저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화를 스스로 꾸역꾸역 삼키면서 다음날에 함께 할 시간만을 또 기약 없이 기다린다.


그리고 어쩌다 시간이 맞아 힘께 하는 시간에는 분명 부모들도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말 등등의 남들처럼 본인들도 자식이나 손주들과 함께 하고 싶었고 해 보고 싶은 많은 것들을 고르고 고르고 몇 번이나 엄선해 분명 선택까지 해 두고 있었건만 "아버지 어머니 이런 건 별로죠, 별로 안 좋아하실 거야! 아마 그러실 거야!" 등등 본인들의 입장에서 판단해 버리고 자기들이 모든 권한 행사를 다 해버리는 행동을 해버리는 잘못된 판단들을 보면서도 이제는 아무런 대꾸 한마디 왠지는 모르지만 할 수가 없다.


부모들이 자식이 태어나서 성인이 되어 부모와 똑같은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는 지금까지 분명 너희들을 그렇게 하라고 가르치면서 키우지 않은 것처럼 자식들도 단 한 번만이라도 부모들 생각은 어떠신지 싫다고 하더라도 더 물어 봐 준다면 부모가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을 말할 수 있었는데 자식들은 뭐가 그리 바쁘다고 뭘 그리 잘 안다고, 그냥 지나가는 그 짧은 한마디로 모든 부모의 결정을 짓밟고 넘어 가는지 마음이 많이 아프다.


비록 자식들 너희들이 원하는 데로 다 하더라도 우리 부모들도 분명 의견을 준비하고 있으니, 부모들도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기회는 충분히 주어야 공평하지 않겠는가? 우리 부모들도 비록 너희들을 위해 모든 시간을 다 바치다 보니 육체는 늙고 느려졌지만, 아직은 우리의 주권만은 가지고 있으면서 지키고 싶단다. 제발 무슨 일이든 너희들 뜻대로 결정을 할지라도 부모들의 의견은 충분히 물어봐 주길 간절히 바란다.  


사랑하는 아들 딸 들아!!!


우리 늙었다고 무시하지 말아라!!! 아직 정신은 멀쩡 하단다.

너희들의 행동을 보면...

지금이라도 내 앞으로 되어 있는 모든 재산을 다 기부하고 싶어 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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