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품격 by 이기주 작가
그러는 사이 남을 웃겨야 한다는 강박감은 막말을 낳고, 무조건 튀어야 한다는 조바심은 망언으로 이어진다. 말에 대한 고민은 잘게 부스러지고 사방으로 흩날려 앙상한 뼈대만 남았다.
말의 품격 p.151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속에 가닿으려는 진심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가슴 한구석에 작은 운주당을 세워봤으면 좋겠다.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은 당신의 입이 아니라 어쩌면 당신의 귀를 원하는지도 모른다.
말의 품격 p.39
사람의 입에서 태어난 말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냥 흩어지지 않는다. 돌고 돌아 어느새 말을 내뱉은 사람의 귀와 몸을 되돌아온다. 말의 품격 p.126
종종 가슴에 손을 얹고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내 말과 글과 숨결이 지나간 흔적을, 그리고 솔직함과 무례함을 구분하지 못한 채 사는 건 아닌지를, 말이라는 악기를 아름답게 연주하지 않고 오로지 뾰족한 무기로만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를.
말의 품격 p.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