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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얀 Jan 03. 2024

이직, 할까요 말까요 (1)

어느 공기업 차장의 고민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직 고민을 해 봤을 것이다. 나 역시 이직 고민을 해 봤다. 수도 없이.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는 부쩍 더 많이 한 것 같다. 그런데 무턱대고 이직을 시도하기엔 내 시간이 아까워서(그 시간에 다른 재밌는 걸 할 수 있는데, 이직 준비로 시간을 날려버리기 싫어서), 지금 회사의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했다. 먼저, 지금 우리 회사의 장점부터.




 1. 안정적이다.

 우리 회사의 대표적인 장점이다. 엄청난 비리나 범죄를 저지르지만 않으면, 회사가 나를 자를 일은 없다. 내가 맡는 일이 없어지면, 다른 보직으로 돌리는 게 우리 회사다.



2. 급여가 적진 않다.

 여기가 내 첫 직장이고, 그전엔 프리랜서로의 수입밖에 없어서 다른 회사에선 월급을 얼마나 주는지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입사 초기에 대기업에 다니는(심지어 나보다 연차가 좀 더 오래된) 친구와 서로 월급을 까본 적이 있는데, 놀랍게도 내가 더 많이 받고 있었다. 인센티브까지 다 합친 연봉 총액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리 크게 차이 나진 않을 것 같다. (물론 사무직 기준이다. 컴공 박사인 남편에게 듣는 대기업 이공계열 연봉 수준은 넘사벽이다. 근데 남편은 나랑 같은 회사에 직급도 같아서, 나랑 연봉을 비슷하게 받는다는 게 함정...)



3. (내가 보기엔) 복지도 괜찮다.

 독서 지원 프로그램(몇 달에 얼마씩 도서 구입 마일리지를 회사에서 준다), 전국 각지의 제휴 리조트(없어진다는 말이 있지만..), 2년에 한 번씩 주는 동계 피복, 매년 보조해 주는 피복 구입비, 출산 선물 꾸러미 등. 선배들의 말을 들어보면 예전엔 혜택이 훨씬 많았던 것 같지만, 내가 보기엔 지금 이 정도도 괜찮은 것 같다.



4. 전국에 지사가 있다.

 이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겠다. 배우자가 생뚱맞은 곳으로 발령이 나면, 그곳이 어디든 간에, 나도 이동 신청을 해 인사 발령 시즌에 비슷한 곳으로 옮길 수 있을 정도로 지사가 많다(물론 인사이동이 그리 마음먹은 대로 쉽게 되진 않겠지만..ㅠ). 옵션이 다양하다는 면에서 장점이 될 수 있다.



5. 해외 지사도 꽤 있다.

 한때 내 목표가 해외 지사에 근무하는 거였는데.. 우리 회사에서 해외 사업을 한 곳에는 대부분 지사가 있다. 그래서 유럽, 미국,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 지사가 있다. 나와 같이 근무하셨던 분들 중에도 해외 근무 경험이 한 번 이상 있으신 분들이 많았다.



6. 내가 승진을 했다.

 역시 장점이자 단점이다. 승진을 한 상태로 휴직을 해서, 연봉은 더 높다. 이에 따르는 단점은 나중에...



7. 선택지가 많은 편이다.

 앞서 언급한 해외 지사를 포함, 선택지가 많아서 내 커리어를 개발하기에 좋은 선택도 할 수 있다. 매년 소수지만 해외/국내 교육 대상자도 선발한다. 이 정도로 선택지가 많은 회사가 흔친 않다(고 이직 경험이 다수 있는 남편이 말한다).



8. 사내 커플이어야 직장 어린이집 입소에 유리하다.

 말 그대로다. 사내 커플이면 직장 어린이집 입소 시 가산점이 있다. 직장 어린이집이 좋다고 사내 육아 선배님들에게 들었다.



9. 인사 발령이 잦다(=업무가 자주 바뀐다).

 또 장점이자 단점이다. 함께 일하는 동료나 상사와 잘 맞지 않다면, 1년만 참으면 된다. 근데 잘 맞더라도 1년 뒤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업무도 그만큼 자주 바뀐다. 다양한 일을 접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0. 전 국민이 아는 회사다.(이것도 장점인가?)

 이 회사를 다닌다고 했을 때, '거기가 뭐 하는 곳이야?'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가 아는 회사다. 근데 정말 이게 장점인가..?




단점까지 다 쓰면 너무 길어지니.. 단점은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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