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키언니 Oct 14. 2024

[청소년독서토론] 10대를 위한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Feat. 나는 어떤 선생인가



중1 남학생과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책으로 수업하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솔직히 이 책은 중딩 수준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고 하는데

본인은 너무 잘 실천하고 있었다




1시간 30분 가까이 책과 인간관계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를 했다

이 책에서 가장 공감이 된 법칙은

잘못을 빠르게 인정하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본인이 잘못하고 빠르게 사과하는 것과

다른 친구와 싸웠을 때

먼저 사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별 거 아닌 걸로 싸웠다고 한다.


괜히 자존심만 내세워서

불편한 관계를 지속하는 것보다

작은 다툼은 빨리 먼저 사과하는 게

낫다고 한다. 어린 아이가 어른들도

실천하기 어려운 걸 잘 알고 행동하다고 느꼈다.


그 밖에도 스마트폰으로 인한 낮은 독서율,

청소년 독서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식,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  

아이들과의 인간관계를 지혜롭게 풀어나가는 방식,

스스로 성찰하고 반성하는 능력에 대해 얘기했다.

공감능력도 뛰어났다.

타인을 공감하고 존중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어찌나 잘 알고 설명을 술술 잘하는지

중학생의 짧은 강의를 듣는 기분이었다.

똑똑하고 말을 너무 잘해서

나중에 강사나 교수, 말하는 직업을 해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이 친구의 독서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은

'삼국지'였다.

(부끄럽지만 난 삼국지를 완독하지 못했다)

삼국지는 사건도 많고 인물이 많아

높은 사고력과 집중력을 요하는 책이다.

어린이 삼국지 5권짜리를 5번 이상 읽었는데

중간에 사자성어도 많이 나오고

볼 때마다 새로운 걸 깨닫는다고 한다.

어린 애가 벌써 그런 독서 경험을 했다.

2학년 때랑 지금 중학생이 되어 보는 거랑

느끼는 게 다르다고 하고

여전히 삼국지는 재밌다고 한다.

반복 독서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있었다.


역사를 좋아해서 한국사를 시기별로

거의 달달 외울 정도로 역사책을 많이 읽었고

역사에 재미를 붙이게 된 책이 삼국지였다.


이 모든 것이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고

간접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아이도 동의했다.


그래서 아무리 바쁜 중딩이라도

지금 우리가 독서토론 수업을

가끔이라도 꾸준히 해야 하는

필요성에도 동의했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절대 비문학으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요즘 말하는 '메타인지' 능력도 뛰어났다.

이번에 첫 중간고사를 쳤는데

스스로 잘못한 점과 잘한 점을

판단하고 고쳐나가려는 노력을 하는  

중딩답지 않은 성숙한 태도도 갖추었다.


메타인지가 좋다는 칭찬을 하려고

초성으로 퀴즈를 냈다.

00이는 ㅁㅌㅇㅈ 능력이 좋다고.

그랬더니 아이는 "멘탈요정!" 이라고 답했다. ㅋㅋㅋㅋㅋ

답은 못 맞췄지만 웃겼으니 만족한다며 웃는다.



수업을 마치기 전에

마지막으로 나는 어떤 선생님이냐고 물었다.

장점만 말해달라고 ㅋㅋ  

그랬더니 문학적으로 이야기한다.


"'베개' 같은 선생님이요."


"어떤 점에서?"


"공사구분도 잘하고

가끔 사적인 이야기도 잘하고

뭔가 푹신푹신하고 편안한 선생님이요."



"와! 나 그런 말은 살면서 처음 들어보는데!

학원 애들이 맨날 '선생님, T죠?' 물어보고

냉정하다고 하는데.

나한테 완전 극찬이야. 고마워!"



이렇게 말해주는 아이의 표정이

밝고 예뻤다.

사춘기 남자 중학생한테

이런 말 들을 정도면

나는 그런대로 괜찮은 선생인 것 같다 ^^

그리고 인간관계를 잘하는 아이임이 분명하다.


아래는 이 친구와 함께 이야기했던 이 책의 발제문이다.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예나 지금이나

통하는 이야기이고 사회생활하며

막상 하려고 하면 실천하기 쉽지 않다.






이 책은 십대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사례와

30가지 법칙을 실천하는 적용 포인트가 잘 나와있다.


작가의 이전글 [청년독서모임책] <난중일기> 후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