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을 치르고 돌아온 재수생과 마지막 인사
친구 없이 혼자 다니며 말없고
묵묵히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은
힘들어도 티내지 않고 꿋꿋히 참다가
어느날 자기도 모르게
힘든 감정이 터지는 경우가 있다.
어떤 날은 화장실에서
혼자 훌쩍거리는 모습이 발각되어
그제서야 포기하고 싶다고,
괜히 한다고 한 것 같다고
힘든 마음을 토로한다.
수능 시험 전날
그런 아이들 중 한 명에게
어깨를 쓰다듬어주며
"화이팅!" 하며 응원해주었다.
오늘 수능시험을 치고
학원으로 돌아와 자습실과 기숙사의
짐을 싸고 집으로 떠나는 순간
마지막 인사를 나누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항상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써주시고 열심히 일해주셨어요.
어제 마치고 "화이팅!" 해주시는데
그 한 마디에 진짜 선생님의
진심이 느껴져서 울컥했어요.
선생님, 내년에도 계실 거죠?
(공부하러 말고)
선생님 만나러 놀러와도 되죠?
너무 감사했어요.
안녕히 계세요!
이처럼 예쁘고 따뜻한 인사를 들으니
고마워서 내가 더 눈물날 것만 같았다.
얘네 부모님은 어쩜 애를 이렇게
속깊은 아이로 키우셨을까...
이렇게 마음 깊은 곳에서
진심을 표현해주고
감동을 안겨주고 떠날 줄이야.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고 지낼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너도 힘들고
나도 힘겨웠던 어느 날에 우리는
진심으로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해주었으니까.
그것만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