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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함이 살면서 도움이 될 때

by 비키언니


어릴 때부터 성격이 예민해서


좋은 소리는 못 듣고 자랐다


지금은 시대가 변해서


내향적이고 예민한 사람도


긍정적으로 봐주는 세상이 되었다


사회생활을 이십년 이상 하면


사회성 버튼을 눌렀다 끄기도 가능하고


나이 먹고 경험이 쌓이다보니


예민해서 좋은 경우도 종종 있다



이를테면, 관찰력과 알아차림이다


둔감한 사람은 타인을 관찰하는 능력이 약하고


그만큼 타인을 배려하기 어렵다


상대가 어떤 상태인지


알아차리지 못한다


예민하면 잠깐만 봐도 느껴진다


아이들을 매일 대하는 사람으로


오늘 이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


몸과 마음이 편안한 상태인지 아닌지


느껴진다


아이를 유심히 관찰하고


진심으로 아이의 말에 귀기울이며


눈을 마주치면 아이는 스스로 마음을 연다


오늘은 어떤 일이 있었고


집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날은 몰라도 되는 tmi, 가정사까지


아이들은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그러면 아이들에게 힘들었겠구나


속상했겠구나 말해준다


어린 마음에 정말 그랬을 것 같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공감하기 때문이다


애써 눈물을 참을 때도 있다



여리고 예민한 아이들.


대하기가 힘든 건 사실이지만


한 번 진심이 전해지고 마음이 열리면


점점 긴장을 풀고 편안한 상태가 된다


한 번 친해지면 누구보다 친밀한 내 편이 된다


다른 아이들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다려주고 들어주면


아이들은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이럴 땐 나의 예민함이 감사하다


그냥 지나치거나 무시할 수 있는 순간을


놓치지 않을 수 있어서.



어떤 이들은 피곤하지 않냐고 묻는다


매일 그렇게 살면 진빠지지 않냐고 ㅎㅎ


솔직히 피곤하다


어쩔 수 없다


머릿속에 생각이 멈추지 않고


가진 에너지레벨에 비해


에너지 소모가 많아서 쉽게 지친다


하지만 타고난 성향을 비꾸긴 쉽지않다



그래서 중요하지 않은 일에는


최소한의 에너지만 쓰려고한다


아침과 점심은 거의 같은 메뉴로 먹고


옷도 비슷한 패턴으로 입으며


봄, 여름 신발은 같은 디자인 다른 색깔로 산다


체중 변화에도 민감해서


20년 가까이 비슷한 체중(40후반~50초반)을 유지하고


집에 오면 말을 아끼고 자주 쓰러져있다


대신 중요한 일을 선택, 집중한다


되도록이면 예민함을 활용해서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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