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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그냥 기다려주면 된다

아이들도 애쓰고 있다

by 비키언니

논술수업하면서 뭔가 조금씩 아쉬운 아이들이 있다.


저 아이는 발표만 좀 더 적극적으로 하면 좋겠는데...

저 아이는 장난만 좀 줄이면 좋겠는데...

저 아이는 조금만 집중하면 좋겠는데...

저 아이는 글쓰기만 조금 열심히 하면 좋겠는데...

저 아이는 읽기만 또박또박 읽으면 좋겠는데...


매주 피드백을 해줘도 변화가 없어서 답답할 때가 많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달라질 때가 있다.

나도 모르는 새 아이는 글을 술술 쓰게 되었고

토론시간에 끊임없이 손을 들며 발표하게 되었고

말하기만큼 쓰기를 논리적으로 잘하게 되었다.


그제서야 깨닫는다.

필요한 건 시간이었구나.

아이들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다림이 필요하다.

스스로 성장하는 시간,

어른들이 믿어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충분히 애쓰고 노력하고 있었다.

나만 애쓰고 아이들이 잘하길 바라는 게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도 잘하고 싶고

칭찬 한 마디라도 더 듣고싶고

인정받고 싶어했다.


어떤 어른들은 금방 성과가 안 나면,

성과보다는 효과가 안 나타나면

성급하게 판단하고 평가내린다.


아이들은 각자의 시간이 있고

각자의 속도가 있다.

어른들이 기다려주면 좋겠다.

세상이, 사회가 기다려주면 좋겠다.

나 스스로에게도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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