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 대한 회귀를 막연한 바람처럼꿈꿔왔을 때가 있었다. 인생의 행간에 '보잘것없음'만 들춰진다거나 '오늘도 즐거웠어'라는거짓으로 하루를 덮는 날일 때면더욱. 아껴 놓은 사탕 빼먹듯 눕기 전부터 달달하고, 오늘의 묵직한 애잔함을 녹여줄 것도 같고. 그 애잔함이 인정받지 못한 수고스러움이었단 자위도 되고. 뭐 그래서.
그 아득하고 어렴풋한 막연함에 기억을 던져두곤, 매번 끄집어내던 게 있었던 것 같은데. 어째선지 꺼낼수록 허전도 하고쓸쓸도 하고. 애써 두는 거리감 같다가도 분명 도망가는 건나 같아 보이고.
널브러진 정신이며, 풀지 못 한 오해며, 쏟아내다 흘린 기운들 주섬주섬 담고 보니. 그새 인지 벌써 인지 오늘도 쓱가버렸고.
그 오늘이 그 어제와 별반 다를 게 없어 기억도 굳어가나 싶지만,말라버린 회상도 쥐어짜면 녹진한 국물 같은 웃음이 나와 아쉬운 데로토닥여줄것만 같고.
나이가 든 건지 철이 없는 건지. 둘 다 아직이라질척거리는 건지. 속없이 보낸 날이면, 꼭 생각 없이 지내던 때를뒤적거리게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