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은 없고, 늘 그런식이에요.
빨래가 마르지 않아서 바람이나 쐬어 줄까 싶어
문을 열고 외출을 했는데 비가 오더군요.
접이 우산 하나 없이 쫄딱 맞은 채 집에 오면
빨래는 엉망진창으로 소낙비에 젖었어요.
늘, 언제나, 그런식이에요.
당신, 때를 불문하고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닮았네요. 그리고 난 이렇게 엉망이죠.
우산을 챙기면, 당신은 오지 않고,
방심한 찰나 내 속까지 적셔두고서는
왜 나를 엉망으로 만들어두고선
그렇게 훌쩍 가는걸까 왜,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