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는 기숙사에서 3~4명의 어린 학생들을 돌보는 소그룹 리더인 캡틴 8명과 모임을 갖다.
낮에는 학교에 거거나 그렇지 않은 날에는 각자 여러 곳에서 밀린 학업을 계속한다.
그러기에 저녁 식사를 마친 후에 일주일 만에 그들을 만나게 된다.
"너희들은 그동안 어떻게 지냈니?
아, 그리고 앞에 있는 과자를 먹으렴.
먹으면서 한 주간을 나누자꾸나.
너희들에게 주시려는 손길을 통해 이게 여기에 왔구나."
말이 떨어지기도 무섭게 바로 그들의 손이 입으로 가다.
나는 그 순간 그들의 예상되는 손놀림보다 반 박자 빠르게 말한다: "감사하며 먹어라."
그러자 그 순간 그들의 손이 입 앞에서 얼어붙는다. 약간 어색함을 품은 채 손에 힘이 빠진다. 그리고서 그들은 마음속으로 "맞아, 그래! 그래야지." 하는 듯 푸르르 눈을 감는다. 이들은 기숙사에서 항시 음식을 앞두고 한 대표자를 통해 감사하며 지내는 이들이지만, 각자 알아서 먹으라 하니 감사가 빠지는 모습을 드러내는구나.
바로 이들은 무엇이든 심지어 돌을 먹어도 소화시킬 중고생이 아닌가? 금방 저녁을 먹었음에도 어느 상황에도 먹는데 늦을 수가 있겠는가?
식구들이 많으면 늘 음식이 부족하다. 왜냐면?
먼저 입에 넣어 급하게 자신을 챙겨야 하기에,
지금 못 먹으면 나중에 먹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에,
먹어도 먹어도 배고플 때이기에 그러지 않을까 싶다.
외국 과자를 보내주신 이를 향해 감사하고서는 천천히 먹으면서 늦게 오는 리더에게 자기 것을 나누기도 하다. 이게 늘 간직한 이들의 모습이다.
이때 엘리안에게 내가 묻다.
나:
너는 이후 장성해서 뭐가 되고 싶냐?
엘리안:
축구 선수가 되고 싶어요.
나:
너는 안돼!
(나는 단호하게 그를 보면서 반응하다)
(여러 캡틴을 바라보면서) 왜 내가 안 된다고 하는지 그 이유를 말해보렴.
네폴리안:
자기들의 인구가 얼마 안 되는 부족이어서 대다수가 자기들을 끼어주지 않는다. 그리고 그 선수가 되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는데 자기들은 돈이 없지 않은가?
나:
또 말해보렴. 내가 안 된다고 말할 때는 어떤 생각이 있지 않겠니?
아상:
저 친구보다 훨씬 잘하는 선수들이 많기에 굳이 그를 선수로 뽑아줄 단체나 사람이 없겠죠.( 그가 선수를 바라지만 그리 실력이 높지 않다고 평가한 것이다)
꿀만: (장차 의사가 되고자 하는 학생이 말하다) 나 같으면 그런 축구 선수가 아닌 다른 직업을 찾고 싶어요.
나:
그럼, 축구를 좋아하는 리도이는 어떻게 생각하니?
리도이:
축구 선수가 된다 해도 크리켓에 비해 프로 축구가 활성화되지 않아 제대로 봉급 받기가 어렵지 않겠어요?( 9학년 학생으로서 동생뻘인 그에게 스포츠 현실을 알려주다)
아상:
축구를 잘한다 해도 이 사회에서는 공부를 잘해야 합니다. (이 말은 공부하기 싫어 쉽게 선수가 되고자 하는 엘리안임을 간파하고서 그의 학업 성적이 그리 높지 않음을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이리라.)
나:
그래. 너희들이 보여준 평가를 듣고 고맙게 생각한다. 나는 말이다. 너희들이 품은 꿈이나 미래의 바람을 단지 무시하거나 막으려는 의도는 아니다. 그럼 봐라!
너희들이 잘 알고 있는 세계적인 축구 선수 중에 토트넘의 손흥민이 있지. 그는 어린 나이 4~5세 (이는 나의 츠측이다.)부터 볼을 좋아하면서 축구를 배우게 되지. 너는 지금 나이가 몇이냐?
엘리안:
15살이지요.
나:
그래, 너는 너무 늦은 거야.
또, 8학년인데도 너는 공부하는데 그리 마음을 쓰지 않지 않니? 성적도 그리 높아 보이지 않고 말이다. 거기에다 선수로 자라고자 하면, 지금 이곳이 아닌 클럽에 들어가 훈련을 쌓아야 되겠지. 물론 부모님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한데 그렇게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이런 점들을 고려해 너는 안 된다고한 거야.
( 귀담아듣고 있는 이들을 다시 돌아보면서)
나:
하지만 진정 선수가 되고 싶다면 길이 없는 것은 아니야. 뭐냐고? 알려줘?
늦게 시작한 것이기에 축구 훈련도 지금보다 5배, 학업도 지금보다 5배나 집중해서 하렴. 그러면 재정적으로 돕는 손길을 만나게 되어 네 꿈을 이루게 될 거야.
어떠니? 생각해 보렴. 네 앞에 놓인 최선의 선택을 취하면 모두가 세계적인 선수가 아니 될지라도 꿈을 이루며 기뻐하며 삶을 살아가게 되지. 네가 향후 살 50년의 삶을 위해서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