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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l Lee Jun 14. 2024

한 가족의 꿈을 싣고 나르는 픽업차

가족, 꿈 그리고 짐차는 달린다

오늘 사역지를 향해 아침 5:30에 차를 몰고 가다.


도로 주변 곳곳마다 무슬림들의 "꼴바니 이드" ( 소나 염소를 잡아 제사하는 무슬림들의 축제를 일컫는다)를 맞아 지방에서 온 소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며칠 있으면 소위 피바다를 보게 된다. 왜냐면 이런 소들을 산 이들이 집 앞에서 직접 이들을 잡기 때문이다.


그런 주변의 분위기와는 아랑곳하지 않고, 1톤쯤 되는 픽업(용달차)이 내 차 앞에서 달리고 있다.

슬쩍 쳐다보니 한 가족인 듯 보이는데 3 사람이 이삿짐 사이에 앉아 있는 것이다. 조립식 침대로 보이는 여러 널빤지들과 각목들이 있고, 집에서 아끼며 키웠을 법한 화분 속의 작고 푸른 나무들이 손을 흔들어 굿모닝 하며 인사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앉은 주변에는 이불과 옷가지들이 보자기에 싸인체 그들을 품고 있었다.


달리는 여러 차들을 보고 신경을 쓰기보다는 승용차도 아닌 짐차에 탄 이들을 더 보게 되었다. 텅텅거리는 짐칸에 앉아있는 여자 아이를 품고 있는 그 어머니와 그 옆을 지키고 함께 앉아 있는  그 아버지는 참 편하게 보였다. 그러다가 그 남자는  일어나 달리는 앞길을 쳐다본다.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하리라. 오늘 날씨가 참 좋구나. 이렇게 가면 언제쯤 도착할까. 이곳 다카 수도를 떠나 시골에 새 터전에서 멋지게 살아보자꾸나.

내 옆에 있는 아내, 현재 평안한 미소를 품고 딸을 바라보는 동반자가 있구나. 이전에는 미처 몰랐는데 귀엽고도 사랑스러운 딸이 있으니 나는 참  행복하구나. 밀려서 떠나는 이사가 아니지 않은가!

자그마하게 구입한 땅에 텃밭을 일구어 채소를 심고, 좋아하는 꽃들을 집 주변에 심어야지. 그곳에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운다면 어떨까?

그 어린 딸에게  친구도 되어 학교 다녀오면 반갑다고 달려오겠지.


둘도 없는 그의 딸은 오후 나절에는 옆 동산에 그 복실이를 데리고 가 실컷 뛰어놀고 동네 앞에 흘러가는 실개천에 물장구를  치겠구나. 주변이 조용한 저녁에는 학교서 배운 책을 읽으며 자랑스럽게 엄마 아빠를 놀래주겠지.


아내는 공장에서 배운 기술로 재봉틀을 가지고 옷을 만들거나 수선하며 가정일을 돌보리라.

나를 도회지에서 만난 시골 처녀가 나와 함께 살겠다고 왔으니, 심성이 좋아 사람들을 돕고 늘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니 내가 복덩이와 사는구나. 그녀를 위해서 앞으로 어떻게  살까?


그는  이제 정착할 마을 근처에 세워진 양계장에서 매니저로 일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공장에서 오퍼레이터로 수년 동안 여러 노동자자들과 일한 경험을 살려 보리라. 비록 기술은 달라도 여러 사람들과 협업하는, 그리고 분업하는 활동을 해왔기에 적절히 적용하리라. 그래서 이제 정착하면 가까운 도시에 몇 거래처에  달걀을 제대로 공급하고, 청결하게 작업 환경을 만들어 방역에 힘써 건강한 달걀을 생산하고, 양계에 합당한 사료를 계발하리라.  먹는 사람에게 유익한 사료를 유기농으로 자체 생산 하거나 또는 공급처를 통해 제공받으리라. 양질의 유기농 달걀을 고가로 생산 판매하는 목표를 계속 꾸준히 이어가련다.


이런 경험을 차후에 자가 양계장을 세움과 더불어 기술 전수에 마음을 두리라.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찾고 먹게 되는 품목들, 예를 들면 생수, 우유, 계란, 쌀, 양파 등이 있는데 그중에 계란이 있다 하겠다. 큰 자본이나 큰 장소가 없어도 단계  단계 키워갈 수 있는 품목이라 여겨본다. 양계의 부산물인 계분을 적절히 발효시켜 비료를 생산하고 이후 원예 농업을 이어 가는 발판이 되리라. 이런 농업에 가격을 포함해 안정되고 균일한 공급과 소비를 위해 지역 주민과 협동조합을 결성함이 중요하리라.


나는 그 가족을 보면서 희망을 품고 가는 그들이라 여겨 참으로 보기 좋았다. 그런 희망을 응원하고 싶구나. 그 어느 누구도 그들의 꿈을 꺾지 않기를 바란다. 해맑게 어머니와 아버지를 향하여 미소를 머물고  있는 그 어린 여자애를 생각해서라도 말이다. 자그마한 꿈을 옮기고자 타 지역으로 이사 가는 그 가족에게 박수를 보내게 된다.


차들 흐름 때문에 내 차가 앞서기도 하고 그 차 앞서기도 하면서 한참 동안 생각을 이어간 시간들이었다. 바로 그 짐차는 꿈을 싣고 가는 중이었다. 나도 그 차를 따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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