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우리나라 필수의료 인력에 대한 사설

더 이상 치료받을 수 없는 경우.

아이는 생후 120일경 우리나라 가장 유명한 소아백내장 연구 선도자이신 OOO 교수님께 수술을 받았다. 아이의 병명은 선천성 백내장인데 유전도 아니고 원인 불명의 백내장질환이다. 환경오염 탓일까. 여하튼 답을 못 듣고 그냥 벌어진 일에 대한 책임과 수습만 우리 부모의 몫이었고 아이의 몫이 되었다.


OOO교수님도 전원신청을 2차 병원에서 의뢰해 준 것으로 빠르게 잡으면 수술날짜는 1달 반 정도라는데 메일을 쓰면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수술받을 수 있다고 다른 부모들이 알려주었다.


 이 분은 메일을 쓰면 모두 읽으시고 상태를 보고  중증 정도에 따라 또는 어린 아기일수록 빠르게 수술을 잡아 시력을 최대한 보호해 주려고 애쓰신 분이다. 지금 내가 자원봉사로 소속된 협회에서도

이러한 이유로 신생아 무료 시신경 검사를 필수로 진행하도록 세종시에서 시범사업 추진 중이다.

내가 사는 곳까지 전국으로 추진되기 위해 정부 예산을 받아야 한다.


하튼 그분에게는 제자가 있었고 OOV 교수님이셨다. 그 두 분 외에도 많은 소아 안과 의사 선생님들이 전국에 계셨다. 그런데 아이가 10세가 된 사이에 국내의 많은 희귀 난치질환 치료를 하던 소아안과 의사들이 사라졌다.  현재는 OOO교수님은 은퇴하시고 OOV 교수님만 국내 유일 희귀 난치질환 중 망막질환과 백내장질환을 치료하고 계시다.

유명대학병원 응급실에 소아 안과 관련 치료 때문에 가니 그 교수님만 이 분야에 대해 연구하고 계시다고 그분이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연구하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 의사 선생님이 은퇴하시면 더 이상 어떻게 뭘로 치료를 진행하나 싶어.. 지금은 치료보다는 정기적 진찰 수준이지만

먼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당장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걱정을 안 하는 사람과 먼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뭔가 대비하고 있는 사람 중에서 나는 후자이다.


다들 이 사실을 알까.

다들 나는 해당 안되고 절대 이 병에 안 걸릴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도 그랬지 않은가.


정말 많이 심각한 수준이다.

국내 안과 논문을 검색하는 것이 취미가 된 지금, 진찰 또는 치료하기 어려운 병에 대해 연구하는 논문이 얼마나 되는지 찾아보며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아 뛰어들었다.

그게 소아 희귀 난치안과질환협회의 일이다.


유전자치료센터 건립에 대해 추진 중인데 아직 여건이 어둡다. 계속 정치권에 두드리고 필요성을 어필하고 있다.


과연 정원이 늘어난다고 진짜 사람 살리는 의사, 필수의료인력이 늘어날까? 뭐, 정원은 늘리긴 해야 한다. 의사 정년 문제나 법적인 문제도 손을 봐야 한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열심히 사람 살리고 애쓰는 의사가 경쟁사회에서 더 많이 벌 수 있어도 그렇게 하지 않고 고생하면서 진료하는데 그 책임은 막중하고 혼자서 일해야 하는 여건인 것이 문제이고

더 나아가 정말 치료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연구하고 성과까지 냈는데 임상시험비가 부족해서 좌초되지 않도록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예산은 있는데 쪼개서 눈먼 돈, 의미 없이 쓰는 돈, 앞으로 정말 필요한 사업인지 검증이 제대로 안된 것 같은 사업 등에 투자하여 쓸모없는 돈으로 만들기까지 한다. 지금 그렇게까지 지원할 사업인지 제고되어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자녀를 낳아본 사람이라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