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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낳아본 사람이라면.

그런 가정을 하면서 품는 기대는 없어야.

나와 우리 아이는 어떻게 해야

건강하 씩씩하게 마음을 둥글게 지켜낼 수 있을까.


아니 이 글은 어떻게 했어야 했는가에 대한 고찰이다.


솔직히 이글이 나는 싫다. 나의 부족하고 낮은 자아를 보이고..

또한 우리 사회의 나쁜 쪽만 편파적으로 비추 느낌이거나 아니면, 피해의식만 심해 보여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나에게는 견디기 힘든 막장드라마 같은 삶이었다.


누군가가 또 겪고 있을지도 모를.


아이가 선천성 백내장이란 진단을 받고 수술날짜를 받았을 때,
시어머니가 아픔을 나누면 위로가 된다면서 아랫 동서네에게 우리 소식을 전하겠다고 했다.

기대는 없었지만 역시 전화해서는 "무슨 병이에요? 유전이에요? 우리 애도 검사해봐야 해요? 그럼 어떻게 되는 거예요? 어느 병원이 유명해요? 대박, 대박이네요! 형님, 병문안을 아이(시조카)를 데리고 가면 다른 병에 옮을까 봐 차에 두고 번갈아서 올라갈 테니 그렇게 아세요 "하고 말했다.

내가 "아기 아픈 게 대박이야?"하고 핀잔 주니 "저 분유도 줘야 하고 바쁜데 전화한 거예요, 끊을게요"하고

응수했다.


아이를 지켜내는 것은 부모이다. 가족은 거기까지였다.


나는 여자 아이를 낳았고 특이한 안경을 끼고 있다는 이유로 마트, 백화점 등 지나가는 사람들이 우리 아이를 보고 찌푸리는 모습까지 보려니 화가 났다. 아이에게 의식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아이는 모두 직접적으로 겪고 있었다. 아이는 유모차 햇빛 가리개를 최대한 내려 얼굴 가리개로 사용했다. "눈부셔?"하고 물어보면 3세인 아이는 "사람들이 나한테 화난 것 같아"라고 말했다.


그리고 물었다. "나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사람들이 왜 나를 싫어해?"


그 이후로 나는 직구의 여왕이 되었다. 나는 안목이 있는 편이었고 내가 산 품목을 10년 후에 팔아도 구매자들이 줄 서서 웃돈 얹어 사야 할 정도였다.

동네 엄마들은 어디서 그렇게 이쁜 옷을 사느냐, 워킹맘을 둬서 딸이 호강한다며 부럽다, 좋겠다. 

혹시 물려줄 사람 없으면 그 옷을 물려줄 수 있느냐 등 많은 시기와 관심을 받았다.


실은 그렇게 키울 생각은 없었다. 아이 옷 브랜드도 모르고 관심도 없고 저렴한 입고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싶었다. 관심받고 싶지도 않고 평가받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다른 아이가 우리 아이 옆으로 오면 전염병인 것처럼 화들짝 놀라 우리 아이 근처에서 떼내어 더 이상 못 가게 막는 부모까지 겪으면서 "설마?" 하는 생각 드는 일들이 늘어나고

여자가 술, 담배를 하면 아픈 아이가 태어난다는 말까지도 들어야 면서 나는 외관적으로 보호장치를 선택했다.


아이에게 이 사회를 사람들을 이렇게 겪으면서 크게 하고 싶지 않았다.


마음이 건강하게 키우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포장도 필요했다고 생각했다.


수어플럼, 아폴리나, 봉통, 봉쁘앙, 미샤 앤 퍼프, 타오, 보보쇼즈, 페페, 안 사본 브랜드가 없을 정도로 오가닉에 유럽, 미국 등 에서 만들어진 옷들로 잔뜩 치장한 아이는 부러움을 샀다.


또한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냈다.

원어민이 집에 와서 과외도 하고 싱크빅이며 웅진이며 프뢰벨이며 다 해주었다.

미술학원, 발레학원 모두 보내서 뒤쳐진다 발달이 느리다는 말을 절대 듣지 않으려고 애썼다.


시력발달에 좋은 것은 모두 했다. 여행은 시시때때로 가며 아이가 멀리 보는 연습을 하도록 자극시켜 주었다.

 

영양도 부족하지 않게 좋은 영양제로만 먹였다.


일도 그만두지 않았다. 더 많이 벌고 성공해야 자녀가 무시당하지 않겠지 하고 밤낮없이 일했다.


이제 와서 나를 객관화하자면, 아마 저 때 나는 실성했던 것 같다.

나는 나로 살지 못했고

아이를 아이 그 자체로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냥 상처받기 싫어 몸부림치는 것 같았다.


다행히 이런 내용은 여기서 끝이다.

나는 상담치료를 통해 잘못된 인식과 시각이 얼마나 나를 피폐하게 했는지 알고 자녀를 불안하게 했는지 안다.


나는 나를 사랑하고 존중한다.

아이에게 투영된 내가 소중하다고 느끼는 가치도 의미 없음을 안다.

그리고 아이 그 자체로 사랑한다.


누군가 나처럼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한다면..

실제로 국내 제작이 어려운 수입 렌즈를 단안에 25만 원씩 수수료와 배송비를 포함해 200만 원씩 내면서 여유분까지 사시고 계시는 부모님들께..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재산과 마음을 잘 지켜내시길 바라고 응원한다.


지금도 6개월마다 바뀌는 안경알을 양안에 65만 원짜리를 사서 그나마 평평해 보이려고 애쓰는 내 주제에.. 할 말은 아니지만.


더 이상 이 같은 이유로는 의료보험 적용도 안 되는 돈을 허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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