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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ya J May 16. 2024

Green이 필요한 날

동네 한 바퀴



바쁜 하루를 지내다가도 가끔 걷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등잔밑이 어둡다고 하죠? 집 근처에 멋진 산책로가 있음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잘 가지 않았죠. 날씨 미친 듯이 화창하지도, 그렇다고 잔뜩 구름이 끼지도 않은 그런 날, 산책하기 좋은 날씨라 퇴근 후에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는 길이 이뻐서 여러 사진을 찍었는데 집에 와서 사진을 보니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예쁜 초록색이 가득한 길이었는데 왜 그걸 못 느꼈을 까 하고요. 그 이유는 바로 선글라스 때문이었죠. 이게 지금 제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는 게 바빠서 주위를 둘러보지 못한 채 정작 내 주위에 이렇게 쉼을 주는 자연이 있었음에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었네요.




제가 살고 있는 동네는 세월의 흔적들이 남아있더군요. 옛날에 철도가 있었던 길이었는데 산책로가 되었네요.

나름 역사적 흔적을 남기고 싶었나 봅니다.  저 산책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안내판이 있는데 옛날에 이곳에 연어가 많이 살았다고 하네요. 나름 공원이라는 명칭이 있지만 공원보다는 작은 숲에 가깝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분명 옛날에는 저런 뷰의 강물이 흘렀을 것 같은데 강물은 있으나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볼 수가 없었네요.



저는 이상하게 두 갈래 길이 나올 때마다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왠지 모르게 선택의 기로에 있는 기분. 지금의 내 삶과 비슷한 것 같아요. 하나를 선택하려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둘 다 가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여러 가지 이유들. 근데 이 두 갈래길은 보기에는 다른 곳을 향해서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같은 곳에서 만납니다. 그래서 느낀 건 어디로 가든 원하는 곳으로 향하게 된다는 것. 그러니 망설이지 말자. 믿고 가자. 단지 도착하는 시간이 다를 뿐 결국 한 곳을 향해서 가고 있다는 것. 그게 인생이 아닐까요. 




도심 속에 숲이 있다는 건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자연의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고 초록색이 주는 심리적 안정 또한 무시 못할 요소이지요. 이런 시간을 주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가끔 그린이 필요할 때 다시 한번 꼭 오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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