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에 헤딩하듯 시작된, 나의 일본 첫 직장 이야기
처음 일본에 간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해요.
누군가에겐 설렘 가득한 유학길이었을지 몰라도,
내겐 그저 ‘어디든 가보자’는 절박함에 가까운 결정이었죠.
그땐 지금처럼 인터넷도, 정보도 풍부하지 않았고
외국에서 일하는 사람도 드물던 시절이었어요.
나는 유학원을 통해 일본어학교에 등록하고,
집을 소개받아 가방 하나 달랑 들고 일본 땅을 밟았습니다.
일본어가 조금 되면 아르바이트로 생활비와 학비를 충당하자.
그게 내가 가진 전부였어요.
조심스럽게, 두렵지만 담담하게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일본어학교 오전반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과 점심을 먹던 때였어요.
피자 박스를 양손 가득 들고 나타난 타이완인 친구가 있었죠.
자리에 앉자 그는 말했어요.
“회사 다니면서 오전에 일본어학교 다녀.”
회사에서 스폰서를 받아 일하고 있다는 그의 말이,
나의 세상을 바꿔놓았습니다.
‘일본에서 외국인도 일할 수 있다고?’
그 단순한 충격이 내 가슴 속에 잔잔한 불을 지폈어요.
‘나도 해보고 싶다.’
아니, ‘해보자.’
그 순간부터 나의 취업 여정이 시작됐어요.
현실은 쉽지 않았죠.
처음부터 좋은 회사가 기다려주는 건 드라마에나 있는 이야기잖아요.
나는 한인 타운의 피시방에서 일했어요.
축 늘어진 학생들의 재떨이를 비우고,
고장 난 컴퓨터를 고치고,
라면을 끓이고, 바닥을 닦고, 밤을 새웠어요.
그 시간을 견디며 마음속에 새긴 몇 가지 다짐이 있어요.
외롭다고 한국 사람들끼리만 어울리지 말자. 언어도 안 늘고, 세계도 좁아지니까.
고생은 이유가 있다. 언젠가 이 시간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줄 거라고 믿자.
현지 친구를 사귀자. 힘들수록, 낯선 세상으로 한 발 더 내디뎌보자.
그날 이후 나는 온갖 구인잡지를 샅샅이 뒤졌어요.
인터넷 구직사이트는 물론, 가능한 모든 채널을 활용했죠.
결국 나는 100개가 넘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냈고,
그 중 5곳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리고 딱 한 곳, 나를 받아준 회사가 있었어요.
그 회사에 들어가고 나서 알게 된 뜻밖의 진실.
한국에서는 별 의미 없어 보이던 ‘마이크로소프트 자격증’과
그저 좋아서 놓지 않았던 영어가
내게 직장의 문을 열어주었다는 사실이었죠.
세상은 참 알 수 없어요.
내가 생각하는 ‘쓸모’가 진짜 쓸모와 일치하진 않더라고요.
그 자격증 하나, 내 전공, 내 영어,
그리고 5% 확률에 건 집념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줬어요.
이후에도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었지만,
그때 배운 건 하나예요.
“내가 보는 세상이 전부는 아니다.”
한국에서는 의미 없던 것이
다른 나라에선 결정적인 키가 되기도 해요.
스펙 경쟁 속에서 길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한국만이 답은 아니에요.”
일본에서의 첫 직장은 단순한 직장이 아니었어요.
외국인에게 첫 취업비자란 ‘관문’이자 ‘자격’이거든요.
그 문을 열기까지의 시간은 나를 철저히 단련시켰어요.
그리고 그 문을 열고 나서야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되었죠.
이건 끝이 아닌 시작이었고,
나는 그렇게 일본에서의 직장생활,
그리고 또 다른 나라로의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다음 글에서는 첫 직장을 시작하고 나서 마주한 시련들,
그리고 직장생활 속에서 생겨난 새로운 취미들—
꽃꽂이, 와인, 요리, 공부—
그리고 어떻게 나라는 사람의 삶이 더 다채로워졌는지를
조금씩 풀어가려 해요.
그 시절의 내가 있어, 지금의 내가 있다는 걸
하나씩 이야기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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