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 양성을 방해하는 한국의 HR(인사)
글로벌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한국 교육부터 혁신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 한국의 교육은 반드시 바꿔야 한다. 미국과 한국에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몸소 경험한 나는 우리나라의 획일적인 입시위주 교육의 폐해를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썼던 블로그 글에서 언급했듯이 말이다.
[한국 VS 미국 교육]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한국 학생들
우리나라 교육을 대표하는 ‘입시위주 교육’과 ‘주입식 교육’이라는 단어 자체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의 교육은 각 학생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적성과 흥미를 찾아가는 과정이기 보다는 획일적인 잣대로 대학교 입학을 위한 시험성적 만들기를 최고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이러한 획일화된 교육은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물론, 본인의 장단점과 적성에 대해 고민할 기회와 다양한 재능을 발견할 기회를 박탈한다.
이렇듯 혼자서 생각 할 줄 아는 창의적인 인재는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까지의 교육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한국의 기업부터 혁신하지 않고서는 교육을 바꿔봤자 혼란만 가져오고 더 불행한 결과만 낳을 거라고 확신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직 창의적이고 열린 시각을 갖춘 인재들을 받아들일 환경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이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를 원한다고 하지만 그들이 실질적으로 원하는 것은 충성스럽고 상사에 말에 순응하는 ‘군인’에 더 가깝다. 실제로 해외 유수의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은 외국인들이나 유학생들이 기대를 품고 한국기업에 입사하지만 좌절을 겪은 후 퇴사하는 수 많은 사례가 내 주장을 뒷받침해준다고 본다.
“미국서 취업 실패해 한국 온 것 아닙니까” 힘 못쓰는 해외파 타이틀 中
“미국에서 잘나간다는 대학 출신들을 뽑아 놨더니 3년 만에 1명만 남고 모두 퇴사했다.” 국내 최고 금융사 중 하나인 S사는 평년 5,6명 수준인 조기유학생 고용을 2011년에 3배 늘려 15명을 선발했다. 글로벌 경영에 무게가 실리던 때였다. 절반이 하버드 컬럼비아 코넬 등 동부 명문대를 나왔고, 나머지도 이름을 대면 알만한 대학 출신들이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회사에 남아 있는 직원은 1명 뿐이다. 대부분은 입사 1년 만에 그만두었다. 2년을 버틴 컬럼비아대 출신은 뉴욕의 헤지펀드 업계에서 일한 경력도 있었지만 팀만 4번 옮기다 결국 퇴사했다. 퇴사의 가장 큰 이유는 낯선 조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때문이다. S사 측은 “해외파들이 조직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중간에 떠나면서 지금은 유학파를 거의 뽑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뚝심 인력, 글로벌화의 최대 장벽 中
글로벌 회사에서 스카우트 되어 온 외국인들이 적응 못하고 떠난다.
세계 유수의 대학을 졸업한 유학생들 또한 적응 못하고 떠난다.
이들은 획일적이고 상명하복의 기업문화, 일과 삶의 불균형 등을 떠나는 이유로 꼽는다. 하지만 이런 문화에 길들여져 있는 기존 인력들은 떠나는 사람들의 ‘충성심’과 ‘실력’을 폄하 함으로서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GE에서 잘나갔다는데 별거 아니네. 역시 공채 출신이 태도도 좋고 일도 잘해”
“하버드, MIT 졸업생 여럿 써 봤는데, 영어만 잘하지 맷집이 없고 실력도 SKY만 못해.”
이렇듯, 주요 포스트에 포진되어 있는 이들 ‘뚝심 인력’이 기득권을 꼭 움켜쥔 채 글로벌 환경에서 통용되는 범용적인 실력보다는 뚝심과 맷집이 더 중요시하는 기업문화를 견고히 한다. Global Talent들이 감히 넘어오지 못하게 말이다.
이렇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 기업의 ‘환경’을 만드는 리더(총수 및 임원) 및 인사담당자들의 글로벌 수준이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사업을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하고 있는 대기업들 조차 채용에서 교육, 배치, 평가 등 인사 제도나 기업문화가 군대와 다를 게 없기 대문이다.
스펙 위주의 획일적인 공개채용, 새벽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결속과 충성심을 다지는 집합교육, 개인 의사나 선호도 보다는 조직의 필요에 따른 배치와 순환근무, 역량보다 근속년수에 따른 승진, 그리고 실력보다는 충성심과 자기 희생에 기반한 평가 등, 놀랍게도 이미 선진 기업들은 버린 지 수십년된 방식으로 우리네 기업들은 운영되고 있다.
HR(인사)의 역할은 사람들이 열정 있게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정하고 효과적인 평가 시스템을 고민하고, 훌륭한 동료들을 채용하고 적합한 곳에 배치하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고, 임직원이 장기적인 커리어 비전과 자기를 발전 시킬 수 있는 CDP와 교육 등을 제공함으로써 말이다.
반면 한국의 인사부서는 가장 충성도가 높고 상명하복 체제에 특화된 직원들로 이뤄진 ‘벽’이 느껴지는 딱딱하고 비밀스런 집단이다. 그리고 일게 부서에서 전사 인사권을 결정하는 막대한 권한이 몰려있는 ‘갑’으로 행세한다. 이러한 실력 보다는 충성심을 증명하여 뽑힌 집단은 자기가 가진 권력인 인사권을 더 견고히 하기 위해 선 후배들 간의 끼리끼리 챙기기를 하며, 기득권을 유지한다.
그런 사람들이 채용을 하고, 인사제도를 만들고, 평가를 하고, 교육을 하는데 어떻게 다양성이 자라나겠으며 자율과 창의가 넘치는 기업문화가 만들어지겠는가?
앞으로 채용부터 평가까지 인사제도의 문제점과 내가 생각하는 해결방안에 대해 연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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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은진기>
저는 오랫동안 속삭이던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억대 연봉과 훌륭한 복지를 제공하던 안정적인 직장을 뿌리치고 나와 잡플래닛에서 커리어 컨설턴트로 활약 중입니다. 직장인과 기업의 발전과 행복에 기여하는 것을 Mission으로 삼고, 커리어, 기업문화와 HR을 주재로 Blog을 운영하며 국내외 미디어에 기고를 하고 있습니다. 외국계기업, 대기업, 컨설팅사, 스타트업 및 글로벌 헤드헌팅사에서 직접 격은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실질적인 커리어 관련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커리어 방향 설정, 퇴사/이직 등의 고민, MBA/석사 관련 궁금증, 이력서/자소서 작성, 한국어/영어 면접 준비 및 직장생활 관련 고민 등, 커리어 관련 주제로 컨설팅을 원하시면 jinki.eun@jobplanet.com 또는 카톡(ID: jinkieun)으로 연락 주십시오.
경력
- 현 Jobplanet 커리어 컨설턴트
- 전 Spring Professional(글로벌 헤드헌팅사) Senior Consultant
- 전 삼성화재 경영기획팀 과장, 인사팀 책임
- 전 Otsuka International 영문기자 및 사내홍보 사원
- 국내대기업, 외국계 기업, 중견기업 등, 30개국의 3,000명의 넘는 국내외 인력들에게 교육/컨설팅 진행
- 커리어, 이문화, 한국의 교육, 기업문화관련 강의 및 블로그 운영 www.jinkieun.com
학력
-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MBA (HR/전략Focus)
- Rutgers University 사회학 학사 (심리학 부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