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생소하지만 예전에는 크고 탄탄한 회사에 들어가기만 하면 정년을 보장 받았고, 명예퇴직을 할 때 까지는 걱정이 없었다. 성장하는 경재와 더불어 기업도 함께 크면서 많은 기회가 있었고,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이상 연공서열에 따라 월급이 오르고 승진을 하는 것이 당연시 되었다.
하지만 IMF를 전후하여 이러한 공식은 깨졌다. 잘나가던 기업들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리면서 수 많은 실업자를 만들었다. 성장 또한 더뎌지면서 채용 인원이 줄며 과장 이상 간부들이 사원, 대리급보다 더 많은 역 피라미드 형태의 부자연스러운 조직이 팽배하다.
또한, 조직 내부에서 살아남기 위한 피 튀기는 경쟁으로 기업문화는 더 메말랐으며, 근무시간이 더 길어지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더 많아졌다. 또한, 이제는 삼성, 현대, 국민은행 등의 ‘국가대표’ 기업들 조차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성장이 멈추고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 입장에서는 직원들을 내보내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문제는 아직도 기업들이 예전 평생직장이었을 때처럼 인력운영을 한다는 거다. 이것은 결국 회사에게나 직원들에게나 부정적인 결과만 초래할 뿐인데 말이다.
A bird sitting on a tree is never afraid of the branch breaking, because her trust is not on the branch but on its own wings.
나무에 앉아있는 새는 가지가 부러질까 걱정하지 않는다. 새가 믿는 것은 나뭇가지가 아니라 자신의 날개이기 때문에.
직장인들에게 날개란 ‘전문성’이다. 전문성으로 무장한 직원은 회사가 정해준 운명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본인의 선택에 따라 다른 회사를 찾아 날아 갈 수 있다. 이것은 회사에게나 직원에게나 큰 혜택이다. 회사 입장에서도 오랜 경험과 전문성이 있는 직원들은 곧 그 회사의 성과와 직결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회사가 어려워 직원들을 내 보내야 할 때도 대안을 마련할 후 있는 전문가들을 내보내는 것이 한결 수월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한국 기업들은 직원들이 강한 날개를 갖도록 배려하지 않는다. 직원들은 특정한 업무에 정통한 전문가로 성장하기 보다는 여러 부서를 돌면서 Generalist로 키워진다. 결국 그 Generalist의 장점을 활용 할 수 있는 경영진이 되는 직원은 1% 미만인데 말이다.
회사가 정해준 길을 거부하고 본인의 날개를 키우는데 열정을 쏟는 직원들은 조직보다 본인을 우선시하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치부하고 충성심을 의심하면서 요직에서 밀쳐낸다. 그리고 그런 자리에는 회사의 철저한 부속품으로 길러지는 것에 불만이 없는 ‘충성심 높은’ 예스맨들로 채워진다.
하지만 아무리 크고 단단한 나무라도 외부환경, 나이, 해충 등에 의해 무너지기 마련이다. 특히 요즘처럼 산업이 급속도로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더 더욱 말이다. 안타까운 것은 아직 혼자 날 수 없는 수 많은 Generalist들만을 양성해 놓고 그들을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나무에서 밀쳐진다.
이렇듯 아직 많은 국내 기업들은 거대한 나무를 크고 강하게 만드는 일원이 되어 안정된 터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 기업에서는 직원들이 자신의 날개의 근육을 키워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곧 회사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것을 알고, 직원들의 커리어 관리를 한다. 그리고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날개가 강한 새들이 더 많이 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을 기울인다. 그리고 점점 이러한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획일적인 Talent Management(인력관리)도 이제는 혁신을 해야 할 때이다. 인사 부서에서 일괄적으로 채용을 하고 인력운영이란 이름으로 매년 순환근무를 하는 것은 이제는 버려야 하는 유물이다. 각 부서나 팀에게 채용과 인사권을 부여해서 직원 개개인의 적성과 선호도를 고려하여 커리어 관리와 인재양성을 맡겨야 한다.
직원들도 변해야 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회사가 시키는 데로 해야지 뭐” 라며 무엇을 하고 싶은지, 커리어 비전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조차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당장은 큰 조직에서 안정된 월급을 받으며 큰 문제 없이 지내는 것이 너무 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 안일함이 그 조직을 벗어 날 수 없게 만드는 족쇄가 될 것이다.
가장 견고한 감옥은 결국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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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은진기>
저는 오랫동안 속삭이던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억대 연봉과 훌륭한 복지를 제공하던 안정적인 직장을 뿌리치고 나와 잡플래닛에서 커리어 컨설턴트로 활약 중입니다. 직장인과 기업의 발전과 행복에 기여하는 것을 Mission으로 삼고, 커리어, 기업문화와 HR을 주재로 Blog을 운영하며 국내외 미디어에 기고를 하고 있습니다. 외국계기업, 대기업, 컨설팅사, 스타트업 및 글로벌 헤드헌팅사에서 직접 격은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실질적인 커리어 관련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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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 현 Jobplanet 커리어 컨설턴트
- 전 Spring Professional(글로벌 헤드헌팅사) Senior Consultant
- 전 삼성화재 경영기획팀 과장, 인사팀 책임
- 전 Otsuka International 영문기자 및 사내홍보 사원
- 국내대기업, 외국계 기업, 중견기업 등, 30개국의 3,000명의 넘는 국내외 인력들에게 교육/컨설팅 진행
- 커리어, 이문화, 한국의 교육, 기업문화관련 강의 및 블로그 운영 www.jinkieun.com
학력
-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MBA (HR/전략Focus)
- Rutgers University 사회학 학사 (심리학 부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