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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번째 스무살 Jan 10. 2024

내 사랑 효리 (상)

11년 전 가을, 꿈을 꾸었습니다


딸이 방학기간이라 함께 브런치를 먹으면서 꿈에 가수 이효리가 우리 집을 방문해서 깜짝 놀랐다는 말을 하니까 갑자기 이유를 알 거 같다고 하며 자기 방으로 가더니 갑자기 진돗개 새끼를 어깨에 메고 나타났습니다.

그때 가수 이효리가 동물 보호 운동을 하고 있을 때였거든요.


너무 놀랐지만 그 마음과 동시에 그 강아지의 미소 짓는 입매며 귀티 나고 예쁜 사랑스러운 외모에 순간 반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어찌 된 일이냐 물어보니 가장 친한 친구 집에서 데려왔는데 그 집은 혜화동 단독주택이고 마당이 엄청 넓은 집이라고 말하며 진도에서 데려온 미르라는 진돗개가 낳은 두 달 된 새끼강아지라고 하고 얻어왔다고 했습니다.


 상의 없이 데려온 것을 화를 내야 하는데 저도 모르게 미소 짓고 있었고 너무 이쁘다 보니 며칠만 있다 보내야지 생각했습니다.


딸이 이름을 뭐로 짓지 하더니 효리로 지어야겠다 길래 저는 사람이름이라 좀 만류하다가

되게 이쁜 소의 이름을 자옥이라고 지었다고 해서 그렇게 효리는 우리 집 강아지로 딸이 등록을 하였습니다.


제 인생 첫 강아지는 어렸을 때 친정집에서 키우던 백구였습니다.

고모가 데려다준 복실이는 잡종 수놈으로 똑똑하고 아버지를 유난히 좋아하고 따랐습니다. 친정아버지 발자국소리를 멀리서도 기억하고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달려 나가 자식들보다 더 아버지의 퇴근을 반겼어요.


 근엄하시던 친정아버지는 복실이 덕분에 많이 웃으시고 행복해하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동네 사람이 놓은 쥐약을 먹고 죽어갔습니다. 눈이 빨간색으로 괴로워하며 저를 쳐다보았습니다.


도와주지 못한 것 때문에 오래도록 마음이 아팠어요.


그때 저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아서 개는 죽을 때까지 절대 안 키우겠다고 맹세하였습니다


그런데 효리를 얻고 딸이 너무나 간절히 키우고 싶어 해서 지켜보자 하며 지내다 보니 시간이 어느새 빠르게 지나갔고 처음에 저는 딸의 강아지라고 생각해서 관심을 별로 가지지 않았습니다.


근데 시간이 갈수록 효리는 요물이었습니다.


눈치도 빠르고 짖지도 않고 싫어하는 행동을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단점이라면 한 가지, 털이 많이 빠져서 검정옷을 입기가 힘들고 집 전체가 날로 효리집으로 변했다는 점.


어느덧 효리는 우리 집가족으로 없으면 안 되는 아이로
효리는 현관 앞에 지켜 앉아 가족들이 다 들어온 다음에야 편안히 잠들었습니다.


어느 명절날이었는데 우리 집 부엌베란다에 도둑이 열어놓은 창문에 생전 안 짖던 효리가 우렁차게 짖어서 가보니 방범창이 열려 있어 남편의 신임을 그때 더 얻었고


제가 슬픈 일이 있거나 울 때면 가만히 지켜보다 핥아주고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딸이 외국으로 일을 하러 가려고 큰 트렁크를 꺼내면 슬픈 표정을 지으며 제 곁으로 와서 한숨을 크게 쉬던 효리.


그래서 효리랑 저는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다 보니 정이 더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3년 전에 효리 어미 미르가 알 수 없는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갑자기  효리가 불쌍하단 생각이 들어 더 잘해주고 싶고 우리 집에 와서 행복하게 느끼게 하고 싶어 비싸서 고민하던 침대 소파를 사서 효리에게 선물했는데 너무 좋아하고 잘 써서 그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매일 세 번씩 산책을 했고 건강한 간식을 신경 쓰고 준비했습니다. 오직 우리가 바라는 건 효리가 우리 곁에 오래도록 건강하게 머무는 것뿐이었습니다.


한강산책을 갈 때마다 이쁘고 귀엽다고 똑똑해 보인다고 많이 분들이 만지기도 하고 좋아해 주셨어요.


효리가 2012년 8월 11일생이니까 어느덧 나이가 점점 들었고 외국에서 아들이 코로나 때문에 3년 만에

돌아와 오랜만에 효리랑 산책을 했는데 효리가 예전보다 잘 못 걷는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는 같이 걸어서 잠실도 가고 여의도랑 반포도 갔었는데 효리가 지금은 이촌동 끝에서 안 가겠다고 버틴다고 하였습니다.


그래, 효리도 이젠 나이 들어서 힘들어 하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갑자기 올해 5월 변이 안 좋아서 동네 병원을 갔더니 1주일 약 먹고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7월에 남편이 산책을 다녀오더니 효리변 색이 안 좋던데 병원에 좀 데려가라 하길래 원효로에 있는 병원으로 가봤더니 효리가 사료도 안 먹고 변도 안 좋다고 검사 좀 해달라고 하니 나이가 많아서 그런다고

하며 장비도 별로 없어서 실망을 했는데 현미경으로 변을 보더니 약먹이다  보내면 될 것 같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이대로 효리를 보낼 수 없어 5년 전에 효리가 중성화수술을 받은 강남에 있는 병원으로 전화 예약을 했습니다



최근 상을 당하고 어려운 일이 많아 업로드가 늦어졌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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